한국 일기 #320
2026.8.2 (일)
아이들이 방학이라 장모님이 아이들을 봐주시려고 몇 일째 우리집에 와 계시는데 일주일만에 아내와 작은 의견충돌이 있었다. 화가 나신 상태에서 교회를 다녀오셨는데, 교회에서 돌아오신 후로 다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하셨다. 분명 속상한 마음이 있으셨을텐데 내색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말씀하시고 행동하신다. 의견충돌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 해봐야 아마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 이라는 것을 아시기 때문이리라.
요즘 큰아이가 우울해하고 힘이 없다. 그래서 아이 기분전환을 위해서 아내와 큰아이를 데리고 동해바다에 다녀왔다. 아이와 회를 먹고 바다에 발을 담그고 너울거리는 바다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아이에게 이런 문제가 생겼나. 내 나름대로 아이에게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내 노력을 알아봐주지 않는 아이가 야속했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애쓰나 씁쓸했다. 하지만 아이를 미워할수가 없다. 속상해 할수록, 화가 날수록 내 가슴이 아프고 괴롭다. 이상한 이런 양가감정이 얽히고 섥혀서 머리도 뒤죽박죽이 되고 마음은 겉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 친다. 도데체 이게 뭘까.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정말 희안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어릴 때는 내가 성장하기 위해 부모의 등골을 뽑아먹는다.
성인이 되어서는 내 아이를 키우면서 내 등골을 뽑아준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되는 이러한 부모의 양가감정을 이해하고 나를 키워주신 부모에게 동지애를 느낀다.
그리고 효도라고 불리는 행동을 하면서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자위한다.
그 반대로 부모에게 상처를 주면 더욱 마음의 고통을 느낀다.
아이가 잘하는 것이 부모에게 잘하는 것이고, 부모에게 잘하는 것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지만 말로 알려줄 수가 없다.
아이에게는 알려주고 싶은 것들이 아주 아주 많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면 사소해지고, 무의미해 진다.
아이를 위해서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응원하고 감사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언제든지 그 아이가 나를 통해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그냥 그 자리에서 있어주는 것.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빠 마음을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렇게 우리는 깨우쳐가나 봅니다.
이해해주면 감사한 일이지요.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또 인생을 배우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