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T] 나는 비트코인 대상승장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in #sct5 years ago (edited)



늦장을 부리다 이제서야 스코판에 첫 글을 올린다.

예전부터 자산 가격의 거품 형성과 그 붕괴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학생이었기에 시장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놓친 그 기회를 오랜 시간동안 후회했다. 만약 그런 시장붕괴를 한번 더 경험할 수 있다면 그때는 여유자금을 긁어모아 풀매수를 때린뒤 존버를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10년간 나는 달러를 채굴하며 묵묵히 다음에 찾아올 큰 기회를 준비했다.




내가 기대했던 '한탕'은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때는 바야흐로 2017년 가을. 나는 뉴스를 통해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날이 신고가를 갱신해가는 이 괴상한 디지털화폐를 보자마자 나는 이것이 바로 내가 기다렸던 큰 기회라는 것을 직감했다. 물론 자고 일어나자마자 앞자리가 바뀌어있는 가격을 볼 때마다 FOMO를 느꼈지만, 나는 당시 크립토 시장이 비이성적이라 느꼈고 조만간 버블이 크게 터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매일을 버텨나갔다.

참는 것이 힘들었지만 버블의 대붕괴는 조용히 그리고 강렬하게 찾아왔다. 2018년 1월 대하락장이 시작 되었고 그 뒤의 이야기는 모두들 잘 알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막상 하락장이 시작되자 정해놓은 목표가에 도달해도 가격이 더 떨어질 것만 같은 두려움에 매수를 누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목표가를 계속해서 수정하던 와중, 이러다가 찾아온 기회를 다시 한번 놓칠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코인판이라는 게 결국 도박판이지만 그래도 나만의 원칙을 세운다면 감정 매매는 피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원칙이 있다면 혹시 돈을 잃더라도 훗날 복기를 하며 전략을 수정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나는 알고리즘이나 트레이딩과는 거리거 멀었기에 계량적인 분석 보다는 장기 자트와 보조지표를 통해 시장에 어떤 분위기가 와야 반등이 나올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다 Medium에서 재미난 글을 보게됐다. Bitcoin and Why I think the Downtrend Line Everyone Keeps Talking About is Overrated라는 글이었는데 2014년 대하락장과 2018년 하락장을 비교하며 왜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주시하고 있었던 하락 추세선이 큰 의미가 없는지를 설명하는 글이었다.


[2014년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



실제로 2018년도 초에 많은 투자자들이 2014년 대하락장에서 하락 추세선을 5번의 시도 만에 돌파하고 가격 상승이 일어난 점을 주목하며 2018년 하락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저자는 하락 추세선 돌파가 하락장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밑의 2014년 차트를 보면 추세선 돌파 후에도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을 하지 못하다 결국 크게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4년 비트코인 가격 그래프]



차트를 100% 신봉하지는 않지만, 차트라는 것이 결국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인만큼 장기적인 큰 추세는 역사적으로 반복된다고 믿는 편이다.

나는 2018년 1월 이후 침체된 코인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되려면 (1) 판도를 뒤집을 만한 엄청난 호재가 터지거나 (예: 비트코인 ETF 승인) 아니면 (2) 큰 거래량을 동반한 추가 하락(손바뀜)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2014년 차트를 보면 하락 추세선을 돌파한 이후 가격이 주춤하다 마지막에 엄청난 거래량을 동반하며 가격이 하락한 뒤 바닥을 다지다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2018년 하락장도 마찬가지로 큰 추가하락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기에 V자 반등이 나온 후에도 매수를 하지 않고 대기했다. 물론 가격이 $5,800대에서 계속 지지를 받다 큰 반등이 나올 때마다 기다리는 것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 아마 코인 매매를 하는 게 조금 더 익숙했다면 원칙을 지키지 못한채 조금씩 매수를 했을 수도 있다.

결국 뒷걸음을 치다 얻어 걸리기는 했지만, 비트코인캐시 진영에서 깽판을 치는 바람에 비트코인 가격은 내가 생각했던대로 마의 $5,800대가 깨지고 결국 최저점인 $3,000을 찍기까지에 이른다.

가격이 $3,000을 찍자 당분간 횡보를 했지만, 당시에는 가격이 $2,500을 찍어야 진정한 반등이 온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마음 먹은대로 풀매수를 때리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5,800이 뚫리며 차트에 기록된 엄청난 거래량을 보며 하락장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어간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morning님께서 올려주신 글 $3122 바닥설을 보고 비트코인 가격이 더 떨어질 수는 있어도 이전처럼 반토막이 날 확률은 적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비트코인의 가격와 채굴물량을 평균가격과 곱한 값을 비교한 그래프였다.

과거의 일이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프를 통해 2010년 부터 지금까지 채굴가격을 기준으로 이전 사이클의 전고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분석이 맞다면 2019년 초에 비트코인 가격이 이전 전고점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나는 드디어 때가 왔다고 느꼈고, 코인 투자를 위해 모아놓은 시드를 10토막 내어 목표 가격을 정해놓고 분할매수를 시작했다.




2019년 봄, 비트코인 가격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고 떡상하는 것을 보며 시장은 절대로 투자자들이 예측하는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가격이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빨리 올라가는 바람에 준비해 놓았던 시드를 70% 밖에 투자하지 못했다. 가격이 올라가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저점을 놓쳤다는 생각에 약간 아쉽기도 했다.

급한 마음으로 추매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상승장의 초입에 항상 큰 거래량을 동반한 단기 조정이 한 차례 더 발생하는 것을 기억하고 다시 한번 기다렸다. 물론 내가 예측했던 $10,000이 아닌 훨씬 높은 가격인 $13,000에서 조정이 오기는 했지만, FOMO를 극심하게 느꼈던 $12,000 대에서 추매를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번 조정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니면 가격이 어디까지 내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앞서 설명한 여러 이유들로 인해 대상승장이 시작됐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시드를 모아 놓았다가 추가로 조정이 올때마다 계속 매수를 하는 Buy the Dip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번 조정으로 가격이 $10,000 밑으로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런다면 급반등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중이다. 그래서 $10,000 근처에 매수 포지션을 조금 잡아 놓았다. 내 선택이 맞을지는 오직 시간만이 알려줄 수 있을듯 하다.




나는 트레이더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 2-3년을 내다보고 코인을 매수 중이다. 직접 매수를 해보니 사는 것보다 매도를 하는 게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과연 이 코인을 언제 팔아야 한단 말인가? 나는 우리가 2017년 말에 느꼈던 코인 시장의 광기가 다시 한번 재현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관람자가 아닌 시장의 참여자로 그 파도를 직접 느껴보고 싶다.

파도의 최고점에서 매도를 하는 것은 불가능 하겠지만, 저점 근처에서 분할 매수를 했던 것처럼 고점 근처에서 조금씩 분할 매도를 하는 것이 내 희망사항이다. 운도 많이 필요하겠지만 원칙을 사수한다면 수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대부분 알트코인으로 교환했기에 이번 비트코인 상승을 지붕위의 닭을 보듯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은 비밀이 아닌 비밀이다...)

돌이켜보면 2019년 초에 저점 매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실력이 아닌 운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은 채 세워놓은 원칙을 지켰기에 그 운을 누릴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매수는 느긋하게, 매도는 칼 같이"

이 원칙만 지킨다면 큰 돈은 못벌지언정 원금을 크게 잃지는 않을 것 같다.

(본 글은 투자 자문이 아닌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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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투자하면 다 어렵게 느껴져요

매도가 더 어렵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실제로 내릴 때보다 오를 때 오는 스트레스가 더 심하더라구요. 오를 때 더 사야 한다는 압박과 이걸 언제 팔아야 하나하는 고민이 양쪽에서 오니...

진짜 웃기지만 저도 비슷한 고민중입니다 ㅋㅋ 그래도 언제 팔아야 하나 스트레스가 물렸을 때 오는 스트레스보다 낫겠죠?

그 행동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저의 잘못도 의미가 있어지기 때문입니다.

소수점님 오랜만입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러 그런 의미가 있죠.

전 믿고 싶어요.

이건 뭐 거의 종교 수준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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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려갈 때 사는 것과, 오를 때 파는 것 둘 다 너무 어렵네요ㅠ
상승장과 하락장을 모두 보냈지만 차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원래 익절하는게 맞다고 하지만 저는 사고 파는거에 재주가 없어 그냥 홀드 중입니다 ㅎㅎ

Hi, @mener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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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야는 잘 하실 거 같아요.
글도 전문성이 보이는 거 같아요.
제가 코인을 잘 몰라서 잘 못알아 듣지만, 요즘 저도 sct에 발을 들여놓고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보고 열심히 공부해 보겠습니다.^^

아이쿠 아닙니다 ㅎㅎ 저도 그냥 여기 오래 기웃거리면서 다른 분들 글 쓰시는것 보고 흉내 내는 정도죠. 모닝님이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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