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을 걸었다.
논두렁을 걸었다./cjsdns
아른 아침인데 전화가 울린다.
붙들고 늘어지는 잠결을 미뤄놓고 전화를 받았다.
한잔 하면 전화를 하는 친구다.
무조건 한참은 들어줘야 하는 전화다.
통화를 하다 보니 다시 잠을 청하기는 민망할 정도로 잠이 깨었다.
그래서 일어나 나갔다.
자전거 도로를 걷다가 써레질을 하기 위해 물을 대어 놓은 논을 보니 논두렁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없이 좁은 논두렁을 걸었다.
참 좋다.
한참을 걷다 보니 이슬에 운동화가 흥건하게 젖고 양말까지 질척이는 게 느껴지게 젖었다.
그래도 좋았다.
내가 어려서 많이 걸어본 논두렁이 생각난다.
그래서 생각만이 아니라 아예 그때로 돌아갔다.
생각 없이 걷던 논두렁에서 많은 것이 한꺼번에 떠올라 온다.
다시는 못 올 그런 시절 참 좋았는데 그립다.
누구보다도 논두렁에 얽힌 사연이 많다.
언젠가는 다 들어내어 이야기해보고 싶은데 그런 날이 잇을지는 모르겠다.
그 이야기를 다 들어 내놓으면 전원 교향곡은 몰라도 동심으로 꾸었던 꿈이나 희망 바람 그런 것들이 노란 손수건처럼 나플거릴 거 같다.
감사합니다.
2024/05/03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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