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벌써 지려 한다.

in #steem19 days ago

지난주 토요일에 작은 사고로 자동차를 정비공장에 입고시켰다.
정비가 다 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어제 오후에 마석에 있는 정비 공장에 갔다.

브레이크 페드는 확인을 해보니 정비가 안되어 있어 이야기를 하니 부속을 주니 해 놓을 테니 다음 주에 아무 때나 오라고 한다.
잘 챙겨 보고 해 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에 많이 아쉽다.
이야기를 안 하면 그냥 넘겨 버리고 나중에는 딴 이야기를 하는 게 싫다.
그래도 내가 먼저 확인을 하고 이야기를 하니 별도 비용 없이 해준다고는 한다.

그래서 일단 차를 가지고 왔기에 아내와 삼회리 벚꽃길 드리이브를 갔다.
그곳에 유명한 중국집이 있어 드리이브도 하고 꽃구경도 하고 저녁도 먹고 올 참이었다.

그런데 꽃은 절정을 막 지나기 시작했다.
좀 아쉽기는 했어도 그런대로 볼만 하기는 했는데 내수면 연구소 벚꽃을 보았기에 크게 감동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모를까 감흥이 없었다.

꽃은 바람만 불어주면 장관이겠지만 바람은 없었고 찾아간 중국집은 재료 소진이라 손님을 받을 수 없다고 하기에 돌아왔다.
그 집 자장면 먹기는 쉽지가 않다.
예약도 안 하고 가면 너무 기다리거나 쉬는 날이기 일쑤고...

오늘은 아버지 면회를 가려고 한다.
서울 치과도 다녀와야 한다.
그렇다 보니 아침부터 바쁘게 생겼다.
그래 그런가 4시에 깨었어도 또 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이불속으로 기어 들어가지를 않고 이렇게 컴 앞에 앉게 된다.

그래도 다행이다.
고관절을 크게 다치시어 돌아가실까 염려를 많이 했다.
담당 의사의 말은 만약을 전제로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다 보니 마음의 준비까지는 아니라 해도 염려가 되었다.

그런데 천만 다행히도 경과가 좋으시다.
재활도 열심히 하고 계시다.
어쩌면 내가 그동안 아버지에게서 가지지 못한 그런 뭔가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주시는 거 같아 감사한 생각이 든다.

이상한 게 여태껏 아버지를 향해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된다.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보면서 그걸 더욱 느끼게 된다.
이 역시 불효의 말이 되겠지만 내게 아버지로 소보다 어머니에게 남편으로서 더욱 소중하기에 어머니를 봐 서러도 아버지를 잘 보살펴야 한다던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가운데서 느껴보지 못한 부정을 느끼게 되는 오묘한 경험을 요즘 하게 된다. 이런 일을 겪으며 느끼는 게 그 누가 사람들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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