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터 / 이재윤

in #steemzzang17 days ago

하늘이 손에 잡힐 듯한 첫 동네
겨울에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샘물 둥지가 있다

온 동네 참새들의 방앗간
시금치의 시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던
움푹 패어진 잔주름도
환한 연둣빛 으로 살아나는 빨래터

에이 아이 시대가 도래한 지금
샘물은 말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온갖 소문으로 많은 이야기가 잠든 곳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슬프고 기쁜 사연들이
세들어 살고 있다

미리내 사이로 흐르는 샘물 둥지
뽀오얀 안개는 하늘을 덮고
뜨거운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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