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2 months ago

한 번씩 묻는 사람이 있다
왜 집 안 지어요?
언제쯤 집 지을 계획 있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초라해지는 내가 측은하다

밑천도 짧고 수단도 딸리고
몇 해를 붙들고 있어도
업은 아이 삼년을 찾고도 모자라는 시는
번번이 나를 지나쳐간다

그늘을 찾았다
양지를 찾는 사람들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늘에도 먼저 온 사람이 있었다
울고 있었다

어깨조차 세우지 못하는 그림자는
건축업자의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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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나무를 위하여/ 맹문재

나의 시가
한 그루의 나무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네

플라스틱 스티로폼 시멘트말고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처럼 창창하게
살았으면 좋겠네
나의 시가 발표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은 살았을 한 그루의 나무가
베어질 것이네

그 나무만큼 나의 시가
사람들의 가슴에 들어찼으면 좋겠네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이끌어주는 안경이 되고
신발이 되고
부엌칼이 되었으면 좋겠네

나의 시가
한 그루의 나무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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