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489. 정답 발표.
태풍 카눈이 우리 나라를 관통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바로 우리 머리 위로 지나간다는 예보에 적지 않게 긴장하게 됩니다. 실시간 대로 도착하는 재난문자와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직 제주 앞바다에 도착하기 전이라는데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바람도 선들거리는 날입니다.
영상으로 보는 태풍은 눈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그러면 힘이 강하다고 하는데 이번 태풍이 어떻게 지나갈지 벌써부터 걱정이지만 걱정을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단순한 걱정은 마음을 흐트릴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과 무슨 일이 있어도 실망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태풍은 여름의 막바지에 몇 차례씩 오고있습니다. 이 또한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하면 수긍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에 오는 태풍 카눈의 뜻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잭프루트라는 과일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대개 여름 과일은 상큼하고 맛있다. 이번에도 너무 심하지 않게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답은 메밀, 말복입니다.
‘메밀은 말복에 되엎어 놓을 정도 자라면 된다.’
메밀은 만파 적응성이 높은 작물로 말복때까지 키가 어느 정도만자라도 수확이 가능하고 합니다. 아주 오래전에 메밀 나물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세가 높으신 할머니께서 메밀 나물을 좋아하셨는데 한 동안 못 드시고 지내시다 노환으로 자리보전을 하시게 되어 여러날이 지나게 되면서 식사를 못하게 되시자 자제분들이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시냐고 여쭈어 보니 젊어서 드시던 메밀나물이 드시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효성이 깊은 자제분들이 메밀을 구해 나물을 길러 상에 올리니 한 젓갈 드시면서 앞이 보이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로 기력을 찾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며칠을 더 사시다 새로 앉힌 나물을 못 드시고 세상을 뜨시게 되셨습니다. 며느리가 메밀 나물을 상에 올리고 어찌나 섧게 우는지 보는 사람도 따라서 울었다고 했습니다. 메밀에 대한 제 기억으로 가장 슬픈 기억입니다.
또 한 가지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메밀 된장국을 먹었을 때였습니다. 모내기 때를 놓친 논에 메밀을 심었는데 씨를 너무 많이 뿌려 일부 솎아서 열무처럼 묶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저녁에 처음 보는 된장국을 먹으면서 무슨 국이냐고 하니 메밀국이라고 합니다. 어린 기억에도 구수하고 맛있는 국이었는데 두 번 다시 먹을 일은 없었습니다.
메밀은 때를 놓친 땅에 심을 수 있는 마지막 작물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삶에도 기회를 놓친 사람에게 다시 주어지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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