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는 어디서 왔을까?

in #steemzzang10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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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껍질을 벗기면 초록 알맹이가 나오는 피스타치오의 이름은 페르시아어‘pstk’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피스타그’(pistag)로 발음되는 이 단어는 열매가 익으면 저절로 ‘탁’ 하고 벌어지는 소리에서 나왔다는 가설도 있지만, 학술적으로 확인된 어원은 아니다.

때가 되면 스스로 껍질을 터뜨리는 ‘개구’(開口) 현상 덕분에 피스타치오에게는 ‘웃는 견과류’, ‘개심과’(開心果·마음을 여는 과일) 같은 긍정적인 별명이 늘 따라다닌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약 3000년전부터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페르시아 제국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피스타치오는 ‘실크로드’를 따라 시리아, 로마 등으로 퍼져나갔다. 물론 약 30만년 전에도 네안데르탈인이 야생 피스타치오를 따 먹었다는 고고학 연구 결과도 있다.

불포화지방산, 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이 풍부해 메마른 땅에서 생존을 위한 식량이나 약재로 쓰이던 피스타치오가 현대에는 고급 디저트 재료로 자리잡았다. 다른 견과류에 비해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가는 높은 ‘스키니 너트’인데다가, 따뜻한 연둣빛 ‘피스타치오 그린’(팬톤 컬러명) 색감이 사진에 잘 나오는 덕분이다.

한국에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인기로 원재료인 피스타치오의 몸값이 뛰기 전에도 이탈리아에선 젤라토, 프랑스에선 마카롱, 중국에선 월병의 재료로 널리 쓰였다. 수익성 높은 ‘그린 골드’(나무에서 열리는 금)가 된 피스타치오를 심기 위해 올리브나 포도원을 갈아엎을 정도다. 실제 미국 농무부(USDA) 자료를 보면, 2024~2025년 전세계 피스타치오 생산량은 12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피스타치오의 과잉 생산과 소비를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피스타치오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대형 농장이 지하수를 사용하는바람에 땅이 꺼지고 우물이 파괴된 마을이 있다. 피스타치오는 사막에서도 잘 살지만, 고소한 상품으로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써야 하는 탓이다.

시리아 내전을 피해 튀르키예에 정착한 난민이 뙤약볕 아래 하루에 10시간 넘게 피스타치오를 수확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중엔 아동도 있다고 한다.

본문 이미지: 한겨레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