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출장 털 시간에, 국회의원 해외출장부터 털어보자

in #upvu17 days ago

K-pop의 선두 주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박진영에게 트집을 잡는 놈들이 있다.

국회가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의 미국 출장을 문제 삼았다. 공무 일정과 개인 또는 소속기업 관련 일정을 명확히 구분하라며 문화체육관광부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출장을 국회가 감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히려 철저해야 한다. 공무를 핑계로 관광을 하거나 개인 업무를 처리하고 그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했다면 단돈 1원이라도 따져 물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이상하다.

대중문화교류위원회지원단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23일까지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고, 이 가운데 여비가 지급된 공무 기간은 13일부터 18일까지 5박 6일이었다. 이후 개인 일정을 소화했으며 그 기간의 비용은 물론 귀국 항공편 비용까지 본인이 부담했다. 지원단은 여비 집행과 일정 조정 역시 관계 법령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됐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가.

공무가 끝난 뒤 개인 돈으로 개인 일정을 소화하는 것까지 국회가 문제 삼는다면 앞으로 민간 전문가가 국가 업무에 참여할 때는 공무 일정 종료와 동시에 짐을 싸 공항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말인가. 비행기가 다음 날이면 공항 의자에서 밤을 새워야 하는가.

공금과 사비의 경계를 따지는 것과 개인의 사적 영역까지 공직윤리라는 이름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더욱이 박진영 위원장은 비상근 민간위원이다. 국가가 민간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참여시킨 인사다. 이런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엄격한 공사 구분이지, 규정을 지키고 자기 돈을 쓴 사적 일정까지 문제 삼는 과잉감시가 아니다.

그래서 이번 국회의 ‘철저함’을 적극 환영하고 싶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그 잣대를 국회의원 자신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라는 것이다.

좋다.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해외출장을 전수조사하자.

지난 몇 년 동안 어느 의원이 어느 나라에 갔는지, 출장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항공료는 얼마였는지, 숙박비는 얼마였는지, 수행 인원은 몇 명이었는지, 공식 일정과 관광성 일정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모두 국민 앞에 공개하자.

출장 뒤 제출한 보고서도 공개하자.

그 해외출장이 실제 법률 제·개정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정부 정책을 바꾸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국민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왔는지도 하나하나 따져보자.

박진영에게 적용한 기준이라면 국회의원들에게는 그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마땅하다. 박진영은 선출직 공직자가 아니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출했고 세비를 받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남의 출장에는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자신의 출장에는 선글라스를 써서는 안 된다.

박진영의 공무출장 5박 6일과 그 이후의 사비 일정을 구분할 정도로 국회가 공사 구분에 철저하다면, 국회의원 해외출장 일정표에서도 업무와 관광의 경계를 분 단위로 한번 따져보자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만났는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왜 그 도시를 방문했는가.

굳이 그 인원이 모두 갈 필요가 있었는가.

비즈니스석은 필요했는가.

출장 뒤 무엇이 달라졌는가.

국민이 낸 돈만큼 국민에게 무엇을 돌려줬는가.

박진영에게 묻는 질문을 국회의원에게도 똑같이 던지면 된다.

그것이 공정이다.

이번 사안에서 더욱 씁쓸한 것은 국가가 민간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K팝과 K컬처는 이제 대한민국의 중요한 국가 경쟁력이다. 세계 시장에서 수십 년간 직접 뛰며 산업을 경험한 전문가의 지식과 네트워크는 정부가 돈을 주고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그런 사람이 국가 업무에 참여했다면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특혜가 있는지 감시하고, 국민 세금이 낭비됐는지 확인하고, 법과 규정을 위반했다면 책임을 물으면 된다.

그러나 법령과 규정을 지켰고 개인 일정에는 개인 돈을 썼다면 거기서 멈추는 것이 상식이다.

감시와 트집은 다르다.

견제와 발목잡기도 다르다.

국회의 권위는 얼마나 사소한 것까지 찾아내느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가진 자신에게 얼마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느냐에서 나온다.

세계 각국은 문화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인재와 자본, 콘텐츠를 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세계 문화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민간 전문가를 국가 업무에 참여시켜 놓고 공무가 끝난 뒤 자기 돈으로 처리한 개인 일정까지 국회가 들여다본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누가 선뜻 국가 일을 돕겠다고 나서겠는가.

국회가 정말 공무출장의 투명성을 걱정한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박진영 한 사람의 캐리어를 열어볼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의 해외출장 장부부터 활짝 열면 된다.

박진영은 사비 사용 내역을 내놓고, 국회의원들은 국민 세금 사용 내역을 내놓자.

공무 일정, 개인 일정, 항공료, 숙박비, 식비, 수행 인원, 출장보고서, 정책 반영 실적까지 같은 표에 올려놓자.

그리고 국민에게 판단을 맡기자.

누가 공무와 사무를 더 분명하게 구분했는지.

누가 자기 돈을 썼고 누가 국민 돈을 썼는지.

누구의 출장이 대한민국에 더 많은 것을 남겼는지.

그리고 누가 정말 ‘주의’를 받아야 하는지.

남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겠다고 나섰다면 먼저 자기 옷깃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국회가 박진영의 출장에 들이댄 그 잣대, 이제 국회의원 해외출장에 그대로 들이대 보라.

국민은 아마 그 결과를 훨씬 더 궁금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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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옳은 말씀입니다.
어째 남에게만 그렇게 철저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