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天子文(제250구-曠遠綿邈)

in #krlast month (edited)

曠(빌 광)遠(멀원)綿(이어질 면)邈(멀 막)

광막하고 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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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일출

전형적인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시문이다. 묵화든 채색화든 동양화 의 매력은 공간과 시간을 화폭에 담는 기교에 있다. 시공을 백지위에 다 담고 텅 비운의 미학과 자연 풍광의 숨결을 저렇게 화선지에 담는 동양적 심미학은 서양화가 미칠 수 없는분야이다. 예술이란 시공의 춤이기 때문에공간과 시간을 입체적으로 담을 수가 있어야 생명력을 가진다.

동양화를 보면 공간 처리에 있어 비움의 실사實寫가 화폭 구석구석 에 보인다. 흐르는 시간의 처리는 유정 무정을 막론하고, 항상 숨쉬고 있음을 점과 선으로 기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서양화의 시각으로 보면 얼렁뚱땅 처리한 듯하지만, 실은 그것이 동양화의 생명이다. 시공의 처리를 글로 희롱하는 중국 고시어가 광원면막曠遠綿邈 이란 게송이다.

위의 글은 중국 같은 평원의 대륙에서 아득히 먼 자연의 공간을 보고 읊은 시이다. 그 아물거리는 자연공간의 시적인 분위기는 우리들의 내면에도 있다. 육신을 봐도 그렇다. 실로 우리의 본성으로 만들어진 이 육신의 구조적 신비를 살펴보면 광원曠遠하고 면막綿邈하다. 묘하게도 한덩어리의 솜풍치를 뭉처놓은 듯하다.

이 육신을 한알의 누에고치로보면 더 정확하다. 한 인간의 몸도 섬유질로 읽히고설키어 있다. 누에고치의 실을 뽑듯 만약 사람 몸에서 실을 뽑아낸다면 그 길이가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돈다고 한다. 모든 존재의 구성 원소는 섬유소이다. 그 섬유소의 연대 고리의 신비를 일러 광원면막曠遠綿邈이라고 했다면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나마스테()()()
(2024.5.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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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나마스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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