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제3장 대담 * 스님이 뇌과학자에게 듣는 ‘뇌와 마음의 신비로운 관계’-2

in #kr5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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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논개제)

“복되고 평안하라!
온 생명 부디 행복할지라!!!”

이케가야 : 뇌와 마음의 구조가 정확히 지금 말씀하신 대로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다만, 고통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뇌의 기본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은 옳다고 봅니다. 뇌가 신체의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뇌의 진화 과정을 생각해 볼 때, 신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거머리나 지렁이 같은 동물의 뇌는 포유류의 뇌보다는 원시적이고, 뇌와 같은 신경절이 여러 개 있는 형태입니다. 이런 동물이 어떻게 해서 뇌를 만들어낸 것인지를 생각해 보니 무언가 효율 좋은 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밖에서 들어오는 어떤 정보가 신경절에 닿는 그 순간, 도망칠까, 다가갈까 하는 정보를 결정하고, 운동 형태로 신체에 피드백 됩니다. 즉 신체감각을 신체운동으로 변환시키는 형태로 뇌가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뇌의 진화과정이고, 입력을 출력으로 전환할지 어떨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써, 최초로 뇌에 있던 가치관을 교통과 불쾌감이라고 생각됩니다.

코이케 : 불쾌감이라는 쇼크를 주고, “자, 괴로울 거야, 괴로우면 움직여.”라고 명령하는 거군요.

이케가야 : 그렇습니다. 생명을 영위하기 위해서, 위험한 것으로부터 도피한다든가, 싫은 것을 참아내기 위한 시스템이 쾌락을 쫓는 것보다 먼저 완성되었을 겁니다. 나아가 스님이 말씀하신, 특히 인간에게 있어 불쾌를 유쾌로 바꾸는 듯한 구조가 일부는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모든 것이 말씀하신 대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포유류 이상의 뇌가 되면, 쾌락을 느끼는 신경회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보수(報酬系계)’라고 하는 것인데, 개체에 쾌락의 감각을 주는 신경계로, 계통발생적으로 볼 때 불쾌감을 받아들이는 회로와는 독립된 회로로써 발생합니다. 따라서 모든 쾌락이 불쾌로부터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면, 신경발생학적으로는 조금씩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뇌 연구 분야에서는 그 문제를 한 마디로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상반된 의견들이 병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만 그 중 한 가지 입장에서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 맥주를 마실 때 처음 마실 때에는 쓰고 떫은 맛 때문에 괴롭습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둘 다 어느새 기호 식품이 되어버리면, 하루에 몇 잔을 마셔도 좋기만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에게 고통을 쾌락으로 바꾸는 시스템이 있다는 게 맞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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