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09 기록

in #avle-pool25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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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 나이의 감성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계절 탓인지 아니면 이 모든 원인을 포함해서 그런 인연이 되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요즈음 꽃을 보면 아름다우면서 슬픔을 느낀다. 애틋하고 다가설 수 없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인지도, 소유할 수 없음 속에서 아름다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지도, 연인들의 사랑도 소유 되기 이전 서로가 가장 아름다웠을 것일지도, 예년과 다르게 감성적이 되는게 남성 갱년기 탓일지. 이게 봄의 특성인 것인지 여름 꽃이 만발할 때는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하기야 날씨가 너무 더우면 아름다움을 느끼기 전에 습하고 뜨거운 태양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만끽할 기분을 열기가 내쫓아 버리는 것일지도, 생각 놀음은 날이 좋아야 한다. 겨울의 강팍한 추위를 지나 모처럼 훈훈한 온기를 느끼는 그만큼 생의 온기와 함께 죽음의 온기도 같이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 이틀 아름답게 피웠던 목련꽃은 금새 시들거리며 꽃잎도 하나둘 떨어져 버렸고 곁의 가지 틈에서 싱그러운 이파리가 피어 올라 생의 의지를 뿜어낸다. 기둥이 잘려 나간 초라한 목련 나무이지만 삶과 죽음의 모습은 계속 이어지는데 아름다움이 애틋하다.

이파리들이 나무에서 나부낀다. 노래는 인생의 꿈에서 팔랑팔랑 놀이를 하며 나부껴 흩어진다. 우리가 최초로 노래했던 이래 곱디고운 멜로디 가운데 많은 게 떨어져 가라앉아버렸다. 노래들 또한 사멸해 갈 것들, 어느 것도 영원히 다시 불리진 못한다 모든 건 바람에 흩날려간다. 꽃들은, 나비들은, 영원불멸의 것에 대한 찰나적 비유에 불과하니,

헤세 시 한 구절에서 내용이 좋아 옮겨 두었는데 출처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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