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비가 촉촉이 내린다.
그래 이렇게 오는 건 좋다.
퍼붓지만 마라.
누군가 카톡으로
촉촉이 젖은 마음을 보내왔다.
예전 같으면
마음 한편이 설레었을지도 모른다.
무뎌진 마음은
이제 설렘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남사스럽게
사내자식들도
이런 걸 보낸다.
많이 외로운 모양이다.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 게 세 가지 있는데
그건 기침과 가난
그리고
사랑이란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건 하나 더 있다.
그건 늙는다는 것이다.
친구들 단톡 방에 들어서면
숨길수 없는
늙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누가 안 가르쳐줘도
알아서들 늙어들 간다.
사람은 늙는 게 아니라
익어간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때론
그 말이 더 서글퍼질 때가 있다.
비 내리는 오늘
나는 센티멘털 리스트가 되어 본다.
빗속을 무작정 걷고 싶은 맘
내 안에 미친 청춘이
아직 남아 있나 보다.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