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10]소셜 불편한 편의점

in #kr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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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은 다 잃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닫는, 어쩌면 아주 어리석고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표현하는 법을 몰라 마음을 숨기고, 받는 법을 몰라 호의를 밀어내며 살아가는 인물들이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스쳐 지나가듯 만나게 됩니다.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서울의 한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합니다. 노숙인이었던 중년 남성 ‘독고’가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처음엔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한 존재였던 그가, 편의점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서로의 삶에 스며듭니다.

이 소설은 《죽은 건 아니고 일시정지》처럼 삶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잠시 멈춰 서 있는 사람들을 다룹니다. 다만 ‘일시정지’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라면, 《불편한 편의점》은 누군가의 곁에 가만히 앉아 쉬어 가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더 편안하고, 더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특히 고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들을 도와가며 결국 스스로를 돕게 되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가 불편해야 사람들이 편해진다”는 그의 말은,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장처럼 느껴졌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 말 한마디의 온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조용히 따뜻해지는 소설. 지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위로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곁에 두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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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

좋은 책을 벗 삼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