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일주-12 카파도키아 괴레메 계곡(Göreme Valley), 밸리댄스(Belly Dance)
튀르키예 일주-12 카파도키아 괴레메 계곡(Göreme Valley), 밸리댄스(Belly Dance)
괴레메 계곡(Göreme Valley)은 우치히사르 성채 바로 옆에 나란히 자리한 계곡으로, 우리는 우치히사르를 둘러본 뒤 걸어서 이동했다. 동선상으로는 우치히사르 계곡 편 바로 뒤에 이어 배치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촬영한 사진의 양과 글의 균형을 고려하여 밸리댄스 공연과 함께 기록하게 되었다. 사진 량과 제한된 분량 안에서 후기를 작성하다 보니 생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보이지 않는 신앙의 안식처, 괴레메 계곡
괴레메 계곡은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의 심장부로, 화산재가 굳어 형성된 무른 응회암 지형과 초기 기독교 신앙의 아픈 역사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4세기 무렵부터 로마 제국의 가혹한 박해와 이후 이슬람 세력의 침입을 피해 온 기독교인들이 바위 산을 파고 들어가 보금자리를 마련했던 은둔의 안식처이자 거룩한 성지다.
괴레메 지역의 가장 옛 이름은 '코라마(Korama)'였다. 이후 로마와 비잔틴 시대를 거치며 튀르키예어로 "볼 수 없다" 또는 "보이지 않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괴레메즈(Göremez)'라 불렸고, 이것이 세월을 거쳐 현재의 '괴레메(Göreme)'로 정착되었다. 바위산 깊숙한 골짜기 속에 굴을 파고 숨어 살았던 기독교인들의 삶, 즉 "외부인의 눈에 띄지 않는 비밀스러운 은둔지"라는 장소적 특성이 지명 자체에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는 셈이다.
계곡 내부의 핵심 구역인 괴레메 야외 박물관(Göreme Open Air Museum)에는 10세기에서 12세기 사이에 암굴 바위를 깎아 만든 30여 개의 교회와 수도원이 밀집해 있다. 사과 교회(Elmalı Kilise), 어둠 교회(Karanlık Kilise), 뱀 교회(Yılanlı Kilise) 등의 내부에는 성경 속 수많은 성화와 사건들이 다채로운 색감의 프레스코 벽화로 채워져 있으며, 외기의 차단 덕분에 지금도 경이로울 만큼 양호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동굴 속의 열기, 터키시 나이트와 밸리댄스(Belly Dance)
과거 카파도키아 여행에서는 밸리댄스 관람이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선택 옵션이었으나, 이번 일정에는 기본 여행 경비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피곤한 여정 탓이었는지 일행 중 단 11명만이 관람에 동참했다. 술을 구하기가 비교적 까다롭고 귀한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 와인과 맥주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이 특별한 연회의 기회를 그냥 지나친다는 것이 내 심정으로는 이해가 안되었다.
공연은 카파도키아 특유의 응회암 바위를 파서 만든 지하 동굴 식당(Cave Restaurant)에서 펼쳐졌다. 주황빛 조명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웅장한 동굴 내부 구조는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국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보통 '터키시 나이트(Turkish Night / Türk Gecesi)'라 불리는 이 디너 쇼는 약 2~3시간 동안 진행되며, 밸리댄스 단독 공연에 그치지 않고 튀르키예 각 지방의 결혼식 전통과 농경 문화를 담아낸 다채로운 민속 무용이 화려한 의상과 함께 펼쳐졌다.
연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밸리댄스(오리엔탈 댄스)였다. 관능적이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무대 중앙에 등장하여 선율에 맞춰 역동적인 춤사위를 선보였고, 공연 중반에는 관객들을 무대로 이끌어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무대가 이어졌다. 키 크고 날씬한 미모의 무희를 기대했었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었다.
무엇보다 현지 전통 요리와 함께 제공된 와인, 라키(Raki, 튀르키예 전통 아락주), 맥주 등의 무제한 음료가 무대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었다. 마음껏 연회를 즐기며 화이트 와인을 조금 과하게 기울인 탓에 그날 밤 숙취로 애를 먹기도 했다.
무거운 DSLR 카메라는 손떨림에 매우 취약한 편이지만, 촬영 후 카메라 내부의 자이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영상 흔들림을 정교하게 보정해 주는 자이로플로우(GyroFlow) 프로그램을 거치니 한층 안정적이고 매끄러운 영상 작품을 얻을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유적이 된 기암괴석의 정적과, 지하 동굴을 가득 채웠던 춤과 음악의 열정이 대비를 이루며 카파도키아에서의 잊지 못할 또 하루가 저물어갔다.
날씬하고 예쁜 댄서…. 가 아니었군요. ㅎㅎㅎㅎ
전통무용하는 분들은 예뻤습니다. ㅎㅎ
좋은 음식과 쇼가 함께 있다면 술은 무조건 마셔야죠. 한잔하고 싶은 금요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