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백설의 동악산-2 도림사계곡(道林寺溪谷)
한겨울 백설의 동악산-2 도림사계곡(道林寺溪谷)
안내산악회 버스는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어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 처음 가는 산이나 낯선 코스는 소요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워 최대한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 안내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는 이들 중 초보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분 '100대 명산' 인증을 목적으로 산을 찾는다. 그중에는 100대 명산을 서너 번 완등한 이도 있고, '명산 100+', '백두대간'에 도전하는 고수들도 흔하다. 그날도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어르신 두 분이 100대 명산을 네 번이나 완등했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안내산악회 버스에 몸을 싣는 이도 있다.
주변 지인 중에는 산에 다니는 사람이 드물지만, 막상 산에 와보면 일주일에 한 번 산행하는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산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산 사진을 찍고 후기를 남기려는 목적도 있지만, 그들은 그저 산이 좋아 발걸음을 옮길 뿐이다.
특히 추운 겨울 산행은 어지간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반인들은 봄 진달래나 가을 단풍을 보러 나들이 삼아 산을 찾기도 하지만, 겨울 산은 위험 요소가 많고 사고 가능성도 커서 통상 엄두를 내지 못한다.
동악산 도림사계곡은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하지만, 한겨울 눈 덮인 너럭바위와 얼음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는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극대화한다. 눈 덮인 암반 위로 매서운 칼바람이 스쳐 지날 때의 풍경은 마치 수묵화 한 폭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도림사계곡(道林寺溪谷, 청류동 계곡)
'삼남 제일의 암반'이라 불리는 도림사계곡은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계곡 바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삼남 제일의 암반 계류'라는 명성을 얻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선비들이 이름을 붙인 아홉 개의 넓은 바위(반석)가 차례로 나타난다. 각 바위에는 이름이 새겨져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비단을 씻어 내리는 듯한 제1곡 쇄련단(灑鍊緞), 이끼조차 끼지 않는 맑은 곳이라는 제2곡 무태동천(無苔洞天), 즐겁고 즐거운 곳이라는 제5곡 요요대(樂樂臺), 그리고 돌문이 쌓여 있는 듯한 계곡 끝자락의 제9곡 적문동(積門洞)이 그것이다.
계곡 곳곳의 너럭바위에는 옛 문인과 풍류객들이 새겨놓은 글귀가 가득하다. 이는 단순히 이름만 남긴 것이 아니라, 당시 선비들이 이곳의 경치를 감상하며 느낀 감흥을 시나 문장으로 기록한 일종의 '바위 위 방명록'이라 할 수 있다.
It's beautiful there.
잔설과 물이 어우러진 계곡에 고요가 깃들었군요.^^
눈이 제법 내렸내요 ...
눈이 살짝 덮힌 계곡이 참 이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