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금강산 도봉산 오봉코스-2 오봉능선(五峰稜線)
서울의 금강산 도봉산 오봉코스-2 오봉능선(五峰稜線)
사람도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있듯, 바위 또한 보는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봉의 후면은 거대한 암벽과 아찔한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어, 사진만 봐서는 이곳이 여성봉이라고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거대한 바위 틈새에 고양이 한 마리가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아내가 말을 걸며 아는 척을 해도 대꾸조차 없다. 어디 아픈 건 아닌지 유심히 살펴봤지만 겉으로 보기엔 이상이 없었다. 사람에게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진 것인지 알 길은 없었다.
서울 주변의 산에는 유난히 고양이가 많다. 개도 종종 보이지만 고양이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마을에 살던 고양이가 먹이도 귀한 산속까지 제 발로 찾아오지는 않았을 터. 아마 누군가 데려와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반려동물을 자식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귀찮아지면 곧바로 내버리는 이들도 있다. 내 생각에는 둘 다 정상은 아니다. 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며 지나치게 애착을 갖는 것도, 주인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리고 생명을 유기하는 행위도 모두 비정상적이다.
이번 산행에서 아내의 체력이 정말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다. 전에는 걸음이 너무 뒤처져 갈등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날은 아주 잘 따라왔다. 산행을 마친 후에도 다리가 별로 아프지 않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매일 두 시간 이상 걷는 습관이 체력을 몰라보게 향상시킨 듯하다. 걷는 것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지만, 반대로 걸을 수 없게 되면 인생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산을 오르는 행위는 평지를 걷는 것과는 또 다른 근육을 자극한다.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근육을 획기적으로 발달시킬 뿐 아니라 폐를 청소하는 데도 최고의 운동이다. 다섯 시간가량 맑은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도시의 오염된 공기로 망가진 폐를 부활시킨다.
오봉능선(五峰稜線)
여성봉에서 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는 내내 오봉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시야를 즐겁게 했다. 중간에는 오봉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오봉전망대가 자리한다. 오봉은 다섯 개의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문 장비를 갖춘 클라이머가 아니고서는 정상까지 오르는 것이 일반인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3봉까지는 약간의 위험만 감수하면 맨몸으로도 갈 수 있지만, 3봉과 4봉 사이에는 깊은 협곡이 있어 자일을 걸어 짚라인처럼 타고 건너야만 한다. 예전에 3봉까지 가본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실로 대단했다. 아내와 함께 가기에는 무리라 판단되어, 오봉이 가장 잘 보이는 바위까지만 인도하며 산행의 아쉬움을 달랬다.
서울은 정말 복 받은 도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