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백설의 동악산-6 형제봉(兄弟峰), 부채바위

in #kr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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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백설의 동악산-6 형제봉(兄弟峰), 부채바위

날머리에서 역방향으로 출발하는 A코스 팀을 만났다. 산악대장 씨엘블루를 포함해 고작 세 명뿐이었다. 내가 선택한 B코스는 나 홀로였고, 나머지 일행은 강추위 때문인지 가장 짧은 6km 남짓의 C코스를 택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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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출봉(동봉)에 서자 길상암 터와 깃대봉으로 갈라지는 두 갈래 길이 나타났다. 길상암 터는 계곡으로 내려가는 B코스이고, 깃대봉 능선은 A코스의 역방향이다. 깃대봉으로 향할지, 아니면 계획대로 계곡으로 내려갈지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계곡 쪽을 택했지만, 이것이 '최악의 선택'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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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봉(兄弟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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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출봉(聖出峰)으로도 불리는 이 봉우리는 해발 758m로, 주봉인 신선대(735m)보다 높다. 동악산 줄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서쪽의 듬직한 형 같은 대장봉(751m)과 동쪽의 높고 날카로운 동생 같은 형제봉(758m)이 약 300m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서서 동악산의 가장 남성적이고 웅장한 능선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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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성출봉이라 부르는 이유는 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道林寺)와 관련이 깊다. '도인들이 숲을 이루었다'는 절의 이름처럼, 이 봉우리에서 수많은 성인과 도인이 배출되었다는 믿음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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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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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쪽으로 접어들자마자 부채바위가 위용을 드러냈다. 동악산에서 가장 수려한 경치를 꼽으라면 단연 이곳이 아닐까 싶었다. 밋밋한 산세 속에서 유일하게 부채를 닮은 거대한 바위 덩어리가 시선을 압도했다. '역시 내 선택이 옳았어'라는 자부심은 딱 여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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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위는 멀리서 보면 산비탈에 거대한 부채를 펼쳐 놓은 듯한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깎아지른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병풍바위'라고도 불리지만, 특유의 부챗살 같은 바위 결 덕분에 부채바위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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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의 평평한 너럭바위는 등산객들에게 천혜의 전망대가 되어준다. 이곳에 서면 곡성 읍내 전경과 발아래로 굽이치는 동악산의 깊은 계곡미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들이 풍악을 즐길 때 더위를 식혀주던 부채였다는 풍류 섞인 전설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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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

Thank you.

꼭 남산이 아니어도 소나무와 바위가 있는 풍경은 아름다워요.^^

어디가도 산에는 소나무와 바위가 있기 마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