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위산 보성 오봉산-3 칼바위
칼바위산 보성 오봉산-3 칼바위
'좋은 사람들 산악회'는 본명 대신 별명을 사용해서 누가 누군지 알기 어렵다. 사실 알 필요도 없다. 이번 산행의 대장 겸 가이드는 씨엘블루였다.
이 산악회는 일반 산악회와는 운영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산악대장은 신청 인원 체크만 하고 길 안내는 버스에서 간단히 말로 하는 정도다. 하차 후에는 각자 알아서 목표 지점까지 오면 되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아니면 산악대장을 호출할 일이 거의 없다.
안내 산악회를 자주 이용하면서 같은 산악대장을 만날 확률이 높아졌다. 씨엘블루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의 여성 가이드인데, 발걸음이 정말 빠르다.
두타산-청옥산 코스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남자 자존심 때문에 따라잡으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사진 찍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나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를 이렇게 곤혹스럽게 만든 사람은 없었다.
하산했을 때 그녀는 식당에서 소주 한 병을 시켜 혼자 마시고 있었다. 듣기로는 일주일에 3~4번 산행 가이드를 한다고 했다.
산에 오르며 바다를 볼 수 있는 산은 많지 않다. 오봉산은 정상에 갈 때까지 계속 왼쪽에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이 풍경은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행복하게 만든다. 따뜻한 햇살과 남색 바다의 하모니가 엔도르핀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칼바위
오봉산의 칼바위는 득량만 바다와 고흥반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오봉산 최고의 절경을 선사했다. 칼바위라는 이름처럼 날카로운 칼날 같은 기암괴석이 인상적인 바위 능선으로, 보성 오봉산의 대표 명소로 손색이 없다.
칼바위는 거대한 판석(널찍한 돌)이 날카롭게 쪼개진 듯 독특하고 웅장한 모습이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독수리나 익룡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통일신라 시대의 고승 원효대사가 수도했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산 아래 용추폭포에서 몸을 정결히 한 후 칼바위에 올라 불도를 닦았다고 한다. 칼바위 안쪽 동굴 같은 틈이나 암벽에는 희미하게 새겨진 마애불(磨崖佛)이 있다고 전해지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칼바위의 기세가 정말 등등합니다.^^
직접보면 그 위세가 장난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