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소금강 관악산-3 육봉국기봉(六峰國旗峰)

in #kr1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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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소금강 관악산-3 육봉국기봉(六峰國旗峰)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관악산에서 가장 험하고 어려운 코스는 육봉능선이다. 특히 육봉능선 중 삼봉은 암벽 등반을 주로 하는 클라이머들에게도 절대 쉬운 코스가 아니다. 예전에 관악산 육봉능선에 홀로 왔다가 삼봉은 결국 포기하고 말았던 쓰라린 악몽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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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는 길인지도 모르고 따라왔지만,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닌데 육봉 쪽으로 와서 왠지 모르게 꺼림칙했다. 그렇다고 남자 체면에 여자들도 가는 곳을 “안 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속으로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육봉 국기봉에 도착하자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다행히 방향을 틀어 팔봉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긴장된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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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모를 때 생기는 감정이다. 두려움은 사람마다 다르다. 힘센 남자라고 해서 겁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가냘픈 여자라고 해도 무서움이 없는 사람도 있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공포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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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실수가 바로 죽음으로 직행하는 암벽 등반은 인간에게 가장 큰 공포를 느끼게 하는 스포츠 중 하나이다. Y는 여전히 겁 없이 바위만 보면 올라갔지만, 한 번 추락 트라우마를 겪은 I는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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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는 아마 남편이 알면 절대 산에 못 가게 할지도 모른다며, 바위에 올라간 사진은 절대 안 보여준다고 했다. 한국에서 일 년에 산에 갔다가 추락사하는 사람 수는 평균 120명이다.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약 2,550명 선)와 비교하면 적지만,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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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겁 많은 초보가 죽는 경우는 드물다. 오랜 산악 경험으로 자신감에 충만한 베테랑들이 방심하여 생기는 사고가 대부분이다. 산에서는 발걸음 하나도 조심해야 한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심각한 사고는 아니라도, 발목을 삐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정도의 부상은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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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봉국기봉(六峰國旗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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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봉국기봉은 관악산 동쪽, 과천시 방면에서 시작되는 육봉능선(六峰稜線)에 있는 여섯 번째 봉우리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있는 붕우리를 말한다. 육봉능선은 팔봉능선과 더불어 관악산에서 가장 험하고 난이도 높은 암릉(바위 능선)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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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는 총 여섯 개의 큰 암봉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이 중 여섯 번째 봉우리에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꽂혀 있어 '국기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육봉은 팔봉과 이어져 있어서 이 육봉은 팔봉능선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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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렇게 멋진 산자락에서 자랐는지도 몰랐었네요. 멋집니다.^^

그 멋진 산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산에 가는 사람의 것입니다.

저 분은 부군 되시는 분 모르게 다닐 정도로
산이 좋으신가 봐요
부군 되시는 분은 걱정 되셔서 그러실텐데 ...
조심 조심 다니시면 좋겠습니다

상당히 조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희 회사사람 작년에 등산갔다 하산하는길에 삐긋해 골절로 한참을 고생했었던게 생각나네요.

산에서 부상당하는 사람 정말 많습니다. 넘어져 무릎뼈가 부서진 사람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