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의 공룡능선, 의상능선을 가다-4 용혈봉(龍穴峰), 증취봉(甑炊峰), 투구바위
북한산의 공룡능선, 의상능선을 가다-4 용혈봉(龍穴峰), 증취봉(甑炊峰), 투구바위
전체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2건 중 1건(약 48%)이 북한산에 집중되어 있다. 5년간 누적 부상자는 약 342명으로 전국 1위이며, 누적 사망자는 25명 안팎으로 설악산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평균 부상자는 60-70명이며 사망자수는 약 5명이다.
용혈봉을 지날 때마다 가슴 아픈 사고의 기억이 떠오른다. 2007년 낙뢰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을 간직한 봉우리이다. 인수봉 베이스캠프를 떠나 의상능선을 타던 산우회 회원 5명이 용혈봉 정상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이더니 폭우가 쏟아졌고 이어 벼락이 일행 중 한 명이 들고 있던 등산용 스틱에 떨어졌다.
낙뢰를 맞은 충격에 온몸이 공중에 붕 뜬 뒤 30여m 아래의 경사면으로 떨어졌다. 정상에 함께 있던 나머지 4명도 빗물을 타고 흐른 벼락의 전류에 감전되어 3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한 명은 실신했으나 가까스로 살아난 사고였다.
용혈봉(龍穴峰)
해발 581m의 봉우리로, 용출봉과 증취봉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름 그대로 '용이 드나드는 구멍(굴)이 있는 봉우리'라는 뜻을 품고 있다. 과거 이곳에 용이 살았거나 머물다 간 흔적 같은 신비로운 굴이나 틈이 있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의상능선 중에서도 북한산 총사령부(백운대, 만경대, 노적봉)를 가장 아름다운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터 중 하나이다.
증취봉(甑炊峰)
해발 593m의 봉우리로, 용혈봉을 지나 나월봉으로 가기 전에 솟아 있다. 봉우리의 웅장한 암반 모양이 옛날 떡을 찌던 그릇인 '시루'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정말 거대한 시루 하나가 얹어져 있는 듯한 독특한 산세를 자랑하며, 가을철이나 비가 온 뒤 운무가 자욱하게 피어오를 때면 마치 시루에서 하얀 김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투구바위
용혈봉 바로 아래에 위치한 북한산의 대표적인 기암(奇巖)이다. 바위의 전체적인 형상이 조선시대 장수들이 머리에 쓰던 전투용 투구를 쏙 빼닮았다고 하여 '투구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 정면이나 측면에서 바라보면 이마를 덮는 챙과 머리를 보호하는 투구의 단단한 곡선이 그대로 살아있어, 마치 의상능선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거대한 장수의 기백이 느껴지는 바위이다.
투구바위 안은 사람이 앉을 공간이 있어 더위를 피해 쉬거나 비를 피할 수 있다. 그날도 바위 안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가보지 말라라는 나의 충고를 무시하고 호기심 많은 와이프가 바위 안을 들러 보고 기겁을 했다. 술 취한 남녀 등산객이 와서 한잔하라고 호객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산에도 진상이 있군요. 그나저나
술이 취해서 어찌 내려갔을고...
하산후 술을 마시는 건 괜찮지만... 등산 중에 술을 마시는 건 운전하는 것보다 위험해요.
4명씩이나 ㅠ.ㅠ 북한산이 아니더라도 나무 없는 돌산에서 일어날 수 있을법한 사고인거 같습니다.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