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국립공원의 막내, 사패산-4 상고대(霜高待), 고양이바위

in #kr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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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의 막내, 사패산-4 상고대(霜高待), 고양이바위

얼마 전 상고대를 보기 위해 덕유산에 다녀왔다. 겨울 산행의 묘미 중 하나는 단연 상고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날은 추위로 인해 카메라가 오작동하는 바람에 상고대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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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해발 500m 남짓한 낮은 사패산에서 상고대를 만나는 뜻밖의 행운을 얻었다. 기온이 오르면서 녹기 시작한 상고대가 마치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한 시간만 늦었어도 흔적조차 보지 못했을 찰나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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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Y 역시 낮은 산에서 마주한 상고대에 크게 감격했다. 영하 6도 이하의 기온, 높은 습도의 안개나 구름, 그리고 강한 바람까지 이 모든 까다로운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피어나는 것이 상고대이기에 그 감동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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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감동할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다. 현대인의 우울함은 어쩌면 감사와 감동의 부재에서 오는지도 모른다. 절경 앞에 서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랑하는 이를 만나도 무덤덤하다면 이미 권태가 삶을 잠식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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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Y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같은 산을 수백, 수천 번 오르면서도 권태로워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환희를 느끼는 독특한 에너지를 가졌다. 늘 새로운 자극과 다른 세계를 갈구하는 보통의 인간에게,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능력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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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대(霜高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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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학 용어로는 '무빙(霧氷, Rime)'이라 한다. 안개나 구름 속 미세한 물방울이 영하의 기온에서 나무나 바위에 부딪혀 순식간에 얼어붙은 현상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쌓인 것이 아니라, '공기 중의 습기가 얼어붙은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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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1,000m 이상의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덕유산 같은 고산에서나 볼 수 있는 이 귀한 풍경을 사패산에서 본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눈이 가지에 얹힌 눈꽃과는 엄연히 다른 자연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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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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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마당바위에서 제1보루로 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바위다. 길가에 있어 찾기 쉽지만, 무심코 지나치면 그 존재를 알기 어렵다. 내가 처음 인터넷에 소개했던 이 바위는 처음 본 순간 고약한 고양이의 얼굴이 연상되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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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주는 선물 같은 풍경입니다.^^

맞습니다. 겨울이 아니먄 불 수없는 상고대입니다.

겨울에 핀 꽃처럼 보이네요.

가지나 잎에 얼음이 붙어서 신비롭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