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백설의 동악산-3 동악산(動樂山)
한겨울 백설의 동악산-3 동악산(動樂山)
예전에는 노을이나 일출 장면을 경치와 잘 배합하여 찍으면 좋은 풍경 사진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풍경 사진'이라는 말보다 인물과 풍경이 어우러진 '인풍(人風) 사진'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풍경 속에 사람이 들어가 있으면, 보는 이로 하여금 '나도 저곳에 가고 싶다'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인지 산에 가면 배경이 되어줄 모델을 무의식적으로 찾게 된다. 버스에 올라 승객들을 살폈을 때 모델로 삼을 만한 여성이 한 명 눈에 띄었다. 30대 초반에 키가 크고, 레깅스를 착용해 실루엣이 잘 살아날 것 같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적당한 인물이라 해도 따져볼 조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팀으로 왔는지 확인해야 하고, 산행 코스가 같은지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산행 속도가 비슷해야 한다. 페이스가 너무 다르면 중간에 떼어놓고 갈 수도 없으니 참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내가 눈여겨본 여성은 친구와 둘이 온 듯했다. 도림사를 구경하던 중, 그녀들이 나를 추월해 계곡을 벗어나 동악산 초입으로 들어설 때 다시 마주쳤다. 스쳐 지나가는데 그녀의 친구가 먼저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조금 앞서가다 풍경을 찍으며 기다리면, 그녀들이 다시 지나칠 때 말을 붙여볼 생각이었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그녀들의 속도는 너무 느렸고, 아마 C코스를 택한 초보자로 보였다. 나의 코스를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결국 모델 섭외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내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산에서 좋은 사진을 남겨주겠다는 제안을 거절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동악산(動樂山)
동악산은 한자로 움직일 동(動) 자와 풍악 악(樂) 자를 써서 표기한다. 이는 신라 무열왕 7년, 원효대사가 도림사를 창건할 당시 하늘에서 들려오는 신비로운 풍악 소리에 맞춰 산이 춤을 추듯 울렸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동악산은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과 입면에 걸쳐 있으며, 해발 735m의 높이를 자랑한다. 전남북의 경계인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솟아 있는 이 산은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명산이자 블랙야크 선정 '100대 명산'이기도 하다.
골짜기가 깊고 바위가 어우러진 산세가 매우 수려하여 예로부터 '곡성의 금강산'이라 불렸으며, 산세가 메추라기를 닮았다 하여 옛 문헌에는 '안산(鷃山)'으로 기록되거나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습에 비유되어 '안산(雁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또한 신령스러운 기운이 깃든 '성산(聖山)'이라 칭송받기도 했는데, 산 전체가 거대한 바위와 맑은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오늘날에도 도림사 계곡의 빼어난 암반 경관과 함께 많은 등산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내년에도 건강하셔서 좋은 곳 많이 다니시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