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알프스 구병산-1 신선대(神仙臺)

in #kr1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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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알프스 구병산-1 신선대(神仙臺)

세상은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많다. 내 뜻대로 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주는 것도 아니다. 새옹지마(塞翁之馬), 전화위복(轉禍爲福), 호사다마(好事多魔) 같은 사자성어처럼, 자신의 뜻과 전혀 다른 길로 갔다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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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구병산은 별로 내키지 않는 산행이었다. 북한산의 기암괴석에 매료되어 있다 보니, 밋밋한 흙산은 사진 찍을 거리도 없고 암릉 타는 재미도 없기 때문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떠난 산행, 예상대로 '말만' 100대 명산일 뿐 볼만한 경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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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신은 극한 운동과 새로운 피사체를 내게 선물했다. 최근 산행을 힘들게 다닌 적은 거의 없었다. 올 들어 유난히 부상이 많아 운동을 제대로 못한 이유도 있고, Y와 같이 다니다 보니 페이스를 올릴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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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

일주일에 한 번은 산에 가겠다는 생각이 신념처럼 굳어졌다. 어디를 가느냐보다 언제 가는 게 날씨가 좋을지에 더 관심이 많다. 이번 주는 금요일 날씨가 가장 좋았고 약속도 없어서 Y에게 같이 갈 수 있는지 메시지를 보냈는데, 약속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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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다녀왔던 도봉산 오봉 코스를 한 번 더 갈까 망설이다가, 좋은사람들 안내산악회 홈페이지에 들어 가 보았다. 100대 명산인 구병산 가는 버스 좌석이 남아 있었다. 사실 경치만 생각한다면 북한산, 도봉산에 견줄만한 산은 설악산 말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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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인증이라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신청했다. 들머리는 속리산 휴게소였다. 버스 앞 좌석에 혼자 앉은 30대로 보이는 여성에게 오늘 모델이 되어 달라고 제안할까 꿈꿨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반대 방향으로 가더니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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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정도 기다려봐도 오지 않아 천천히 올라가던 중, GoPro로 보이는 액션캠을 들고 영상을 찍고 있는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아가씨가 눈에 띄었다. "유튜브 하세요?" "네." "아, 저도 유튜브 하는데요. 이름이 어떻게 돼요?" 이렇게 그녀는 산에서 내려올 때까지 동반자와 피사체가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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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神仙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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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산에 있는 '신선대'는 경치가 매우 뛰어나 마치 신선이 머물거나 내려와 놀던 곳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구병산 신선대 역시 아홉 폭 병풍처럼 펼쳐지는 구병산 암릉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주요 조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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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876m)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암릉 구간에 있는 높이 785m의 봉우리로, 팔각정자와 853봉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구병산의 웅장한 기암괴석과 주변 보은평야 등의 풍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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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경치가 좀 밋밋해져버렸네요~~ ^^;

산 너머 너머 풍경은 뛰어나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