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금강산 도봉산 오봉코스-6 도봉계곡(道峰溪谷), 섬진강 닭갈비
서울의 금강산 도봉산 오봉코스-6 도봉계곡(道峰溪谷), 섬진강 닭갈비
신선대에 오르자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산에서는 기온보다 바람이 추위를 더 크게 느끼게 한다. 서둘러 사진 한 장을 부탁해 남기고 하산을 시작했다.
Y계곡 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아내에게 처음부터 너무 무리일 것 같아 가장 빠른 하산길인 도봉계곡 방향으로 잡았다. 계곡은 해가 가려 벌써 어둑했다. 청명하던 남색 하늘도 가려졌고, 얼어붙은 계곡의 맑은 물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럴 땐 빨리 내려가는 게 정답이다. 흔히 가장 열악한 상황을 "춥고 배고프다"고 표현하는데, 하산길이 딱 그랬다. 가져간 만두 한 봉지와 샌드위치 하나는 둘이서 아침 겸 점심으로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물론 음식을 충분히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허기와 추위는 성장호르몬을 만드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등산의 가치를 온전히 누릴 필요가 있다. 인류는 수만 년 동안 추위와 허기에 시달리며 그에 적응하는 몸을 만들어왔다.
우리 DNA 속에 각인된 이 생존 법칙을 위배할 때 성인병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배불리 먹고 편안함만 추구하는 현대인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너무나 크다. 적당히 먹고 어느 정도의 육체적 고통에 적응하는 생활 패턴이 건강을 보장해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봉계곡(道峰溪谷)
도봉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이 계곡은 맑은 물과 너럭바위가 어우러진 휴식처다. '도를 닦는 봉우리'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답게 예부터 수많은 문인과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 심신을 달랬다.
계곡 초입에 새겨진 '도봉동문(道峰洞門)'이라는 암각문은 도봉산의 깊은 품으로 들어가는 관문과도 같다. 신선대에서 내려오는 길, 추위로 물소리는 잦아들었지만 아내와 나란히 걷기에 험하지 않고 편안한 구간이었다.
섬진강 닭갈비
도봉산역 쪽으로 내려오면 수많은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닭갈비 집을 발견했다. 식당 앞 안내판에 적힌 '닭갈비 1인분 16,000원, 평일 13,000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암울한 60년대를 살았던 우리 세대는 가격에 민감하다. 지금이야 맛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추앙받지만, 예전에는 오로지 양과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었다. 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거의 굶다시피 하며 산을 내려온 후의 식사는 무엇을 먹어도 산해진미다.
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
산 아래에도 큰 기쁨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땀흘리고 허기진 상태에서 막걸리 한잔의 기쁨을 대신할 건 없지요.
인절미 바위를 보니
문득 겨울밤 인절ㅇ미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ㅎㅎㅎ
신기하게도 바위가 인절미 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