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금강산 도봉산 오봉코스-6 도봉계곡(道峰溪谷), 섬진강 닭갈비

in #kr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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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금강산 도봉산 오봉코스-6 도봉계곡(道峰溪谷), 섬진강 닭갈비

신선대에 오르자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산에서는 기온보다 바람이 추위를 더 크게 느끼게 한다. 서둘러 사진 한 장을 부탁해 남기고 하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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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계곡 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아내에게 처음부터 너무 무리일 것 같아 가장 빠른 하산길인 도봉계곡 방향으로 잡았다. 계곡은 해가 가려 벌써 어둑했다. 청명하던 남색 하늘도 가려졌고, 얼어붙은 계곡의 맑은 물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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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빨리 내려가는 게 정답이다. 흔히 가장 열악한 상황을 "춥고 배고프다"고 표현하는데, 하산길이 딱 그랬다. 가져간 만두 한 봉지와 샌드위치 하나는 둘이서 아침 겸 점심으로 먹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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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음식을 충분히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허기와 추위는 성장호르몬을 만드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점을 활용해 등산의 가치를 온전히 누릴 필요가 있다. 인류는 수만 년 동안 추위와 허기에 시달리며 그에 적응하는 몸을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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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DNA 속에 각인된 이 생존 법칙을 위배할 때 성인병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배불리 먹고 편안함만 추구하는 현대인이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너무나 크다. 적당히 먹고 어느 정도의 육체적 고통에 적응하는 생활 패턴이 건강을 보장해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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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계곡(道峰溪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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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이 계곡은 맑은 물과 너럭바위가 어우러진 휴식처다. '도를 닦는 봉우리'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답게 예부터 수많은 문인과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 심신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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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초입에 새겨진 '도봉동문(道峰洞門)'이라는 암각문은 도봉산의 깊은 품으로 들어가는 관문과도 같다. 신선대에서 내려오는 길, 추위로 물소리는 잦아들었지만 아내와 나란히 걷기에 험하지 않고 편안한 구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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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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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역 쪽으로 내려오면 수많은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 닭갈비 집을 발견했다. 식당 앞 안내판에 적힌 '닭갈비 1인분 16,000원, 평일 13,000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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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60년대를 살았던 우리 세대는 가격에 민감하다. 지금이야 맛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추앙받지만, 예전에는 오로지 양과 가격이 구매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었다. 막걸리 한 병을 시켰다. 거의 굶다시피 하며 산을 내려온 후의 식사는 무엇을 먹어도 산해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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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

산 아래에도 큰 기쁨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땀흘리고 허기진 상태에서 막걸리 한잔의 기쁨을 대신할 건 없지요.

인절미 바위를 보니
문득 겨울밤 인절ㅇ미가 먹고 싶어졌습니다 ㅎㅎㅎ

신기하게도 바위가 인절미 처럼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