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61.

in #steemzzang1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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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목소리는 계속하여 울리면서 진달래의 구름이 되고 진달래의 안개가 되고 숲이 되고 무덤이 되고, 붉은 빗줄기가 된다. 붉은 눈송이가 된다. 핏빛 빗줄기가 내린다. 핏빛 눈물이 내린다.

북변 끄트머리 어느 깊은 골짜기, 얼음조각 같은 달은 검은 능선의에 걸려 있는 밤으로부터 , 입은 저고리를 벗어 시체를 감싸 묻은 그 무덤으로부터 나그네가 찾아왔다.

처음 손님을 한분 보고는, 그때부텀 꿈속에서만 살았던 것 같소.

-토지 2부 제3편 밤에 일하는 사람들 9장 정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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