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41.

in #steemzzang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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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서편에서 뻗어온 햇볕이 오지항아리를 자글자글 태우고 있었다. 열기 실은, 아니 뜨거운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온다. 나뭇잎도 치덕치덕 물기를 머금고 흐느적거린다.

의병은 이 나라의 얼이요, 꽃이라. 그러나 얼이요 꽃인 그네들 대부분은 황량한 산천의 객귀(客鬼)가 되었고 장정들을 이끌고 분투한 윤보도 골짜기에 피를 뿌리며 숨졌다 하지 않던가.

놀라 잠이 깬 홍이 한구석에 처박히듯 하고 앉아서 가만 눈을 굴리며 두 사람의 어미를 번갈아 본다.

-토지 2부 제2편 꿈속의 귀마동 5장 임이네 작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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