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한 끼 밥을 벌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혀야 한다면
누군가에게 밥이 되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삶이 있다
어느 쪽이 더 거룩하고
어떤 삶이 비루한지 측정이 불가능했다
오직
그 영혼의 기울임이 있었는가를
헤아릴 뿐이었다.
새에게 밥을 빌다/ 이제인
마른 풀씨 한 자락 앞에 두고
머리 조아리며
수십 번 땅에 절한다
다시 고개 들어 하늘 바라본 후
온몸이 수저가 되어 밥을 먹는다, 새는
밥상은 그렇게 받드는 것이라고
그래야 밥이, 밥이 되는 것이라고
아침 생선구이, 무국, 오징어무침
여러 찬 앞에 놓고도
젓가락질 머뭇거리는 나에게
한 말씀 하신다
너
아직 배가 부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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