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31.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떵밑에 빗물은 스미고 들은 말끔했지만 나직이 내려앉은 잿빛 하늘은 여전히 비를 머금고 있었다. *
‘생명을 받지 말아라. 다시는 나지도 말고 죽지도 말아라. 그 동안 지은 업(業)이 있다면 내가 대신 받으마.’
육신에 속아서 사람은 죽는다고 생각하는 기라요, 불쌍한 인생들 , 나는 죽는 기이 아입니다. 가는 기라요. 육신을 헌옷같이 벗어부리믄 그만인데. 내사 마, 헐헐 날아서 가는 기라요.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12장 작은 새의 죽음에서-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