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44.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이번에는 시꺼멓게 담잿진에 절은, 들쑥날쑥한 이빨을 드러내놓고 웃는다.
발톱만한 계짖아년이 간덩이가 부풀게 생겼고나.
흐르는 시냇물같이 활기차고, 자식과 이별하고 온 슬픔이 없을 리 없겠는데 시냇물같이 바위벽같이 여자의 모습은 자연 그것으로만 보인다.
-토지 2부 제2편 꿈속의 귀마동 9장 구만리 장천(長天) 날으는 새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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