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24.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강 건너 쪽은 계속하여 들판이요 왼편은 나직한 구릉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날씨는 쾌청하나 바람은 있다.
학성까지 가려면 말들도 목구멍에서 단내가 날 게야.
머리를 쥐어박는데 아이는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며 파적을 얼른 베어먹는다.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5장 가스 집 중에서-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