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35.

in #steemzzang3 hours ago

image.png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죄인이 아니니 하늘 밑에 어굴을 들고 나다니지 않느냐? 그러나 그 아낙은 원수의 계집이야. 내 굳이 저주하는 것은 아니나 그 계집을 도와줄 순 없는 일이야.’

머리킬 같이 가늘은 바늘을 쥔 하얀 서희의 손은 벽시계 속에서 왔다갔다하는 추만큼 정확하다.

“허, 도눅놈도 사귀러두면 해로울 게 없지. 다 쓰일 때가 있거든. 왜놈 앞잽이 말고는 다 내 동포 아닌가?”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16장 불 뿜는 여름밤 나비 중에서-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