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길은 언제나 앞서가는 길을 따라간다
길에 가다보면 어느새 기다리는 친구들
강물이 숨구멍을 내기도 전에
아지랑이가 떨고 있었다
산비둘기가 마을로 내려갔다 돌아오면
개동백이 어둠을 짚고 마중을 나갔다
언땅이 재채기를 하기도 전
씀바귀가 길을 잡고
별꽃이 밤을 기다릴 새 없이 눈을 반짝였다
봄이 무르익는 날에도
길은 뒤따라 오는 길을 두고
혼자 뛰어가지 않는다
들길/ 이형기
고향은
늘
가난하게 돌아오는 그로하여 좋다.
지닌 것 없이
혼자 걸어가는
들길의 의미...
백지에다 한 가닥
선을 그어 보아라
백지에 가득 차는
선의 의미...
아 내가 모르는 것을,
내가 모르는 그 절망을
비로소 무엇인가 깨닫는 심정이
왜 이처럼 가볍고 서글픈가.
편히 쉰다는 것
누워서 높이 울어 흡족한
꽃 그늘...
그 무한한 안정에 싸여
들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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