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7 hours ago

길은 언제나 앞서가는 길을 따라간다
길에 가다보면 어느새 기다리는 친구들
강물이 숨구멍을 내기도 전에
아지랑이가 떨고 있었다

산비둘기가 마을로 내려갔다 돌아오면
개동백이 어둠을 짚고 마중을 나갔다

언땅이 재채기를 하기도 전
씀바귀가 길을 잡고
별꽃이 밤을 기다릴 새 없이 눈을 반짝였다

봄이 무르익는 날에도
길은 뒤따라 오는 길을 두고
혼자 뛰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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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 이형기

고향은

가난하게 돌아오는 그로하여 좋다.
지닌 것 없이
혼자 걸어가는
들길의 의미...

백지에다 한 가닥
선을 그어 보아라
백지에 가득 차는
선의 의미...

아 내가 모르는 것을,
내가 모르는 그 절망을
비로소 무엇인가 깨닫는 심정이
왜 이처럼 가볍고 서글픈가.

편히 쉰다는 것
누워서 높이 울어 흡족한
꽃 그늘...
그 무한한 안정에 싸여
들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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