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23.

in #steemzzang18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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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검푸른 하늘에 검은 선을 그어놓은 듯한 부드러운 지붕허리다. 회령으로 떠날 것을 생각하고 잠시 밀어놓았던 꿈이 새벽 찬 공기와 함께 다시 마음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세월이 발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마음 바닥을 쿵쿵 밟으며 지나가는 세월의 발자국 소리 끊이지 않는 기나긴 세월의 행렬 지나가다가 어떤 것은 되돌아오곤 한다.

청정한 마음으로 인내, 만 번 인내 속에서 한 번쯤 기쁨이 오느니, 그것이 법열(法悅)이니라.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4장 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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