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울상은 짓고 있는 하늘에서
비가 올 듯 올 듯 하다
투레질 하는 아이처럼 몇 방울 떨군다
편의점 앞 테이블에 혼자 젖는
지역광고지를 치우고
건빵 봉지가 부착된 전도지를 놓고
몇 번을 돌아보고 간다
전도지만 뜯어가면 모르지만
건빵 봉지만 뜯어가지나 않을까
돌아보며 걷는다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고
겁을 주던 일기예보를 보며
공천에 탈락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를 불러
연거푸 소주잔을 들이키고
오드득 소리나게 건빵을 깨문다
병 든자들끼리...
저 별빛 / 강연호
그리움도 버릇이다 치통처럼 깨어나는 밤
욱신거리는 한밤중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지친다 더 이상 감추어둔 패가 없어
자리 털고 일어선 노름꾼처럼
막막히 오줌을 누면 내 삶도 이렇게 방뇨되어
어디론가 흘러갈 만큼만 흐를 것이다
흐르다 말라붙을 것이다 덕지덕지 얼룩진
세월이라는 옷섶 채 여미기도 전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구겨버릴 테지만
지금은 삼류 주간지에서도 쓰지 않는 말
넘지 못할 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너에게
가고 싶다 빨래집게로 꾹꾹 눌러놓은
어둠의 둘레 어디쯤 너는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마음은 늘 송사리떼처럼 몰려다니다가
문득 일행을 놓치고 하염없이 두리번거리는 것
저 별빛 새벽까지 욱신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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