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36.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한낮의 거리는 내왕하는 사람이 뜸한 것 같고 소달구지도 지겨운 듯 바퀴를 굴리며 천천히 간다.
남의 땅에서 겨울 발붙이고 사는데 ...... 어찌 지 꼬랭이를 짤라서 먹을라 하노 말이다. 꼬랭이만 없어지면야? 그러다 보면 몸뚱이 먹고 대가리 먹고 뭐가 남아?
돈을 감춘 베개를 불 속에 태워버린 뒤 다 죽게 되었던 임이네는 어느덧 본시 모습으로 회복되어 신수가 좋았다.
-토지 2부 제1편 북극(北極)의 풍우(風雨) 17장 공노인의 양식(良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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