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17.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울부짖음이 끊어졌는가 싶었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뒷산 쪽에서 총 소리가 두 번 울렸다. 숲속에서 새들이 푸드덕 날아오른다.
일본 헌병들의 총칼도 무서웠지만 조준구의 손가락이 더 무서웠다. 손가락 간 곳에 죽음이 있었다.
“농발 대신 저기 막대기를 괴었느니라. 후일 너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 만일을 위해 마련해주는 게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그것을 쓰게 되고 못 쓰게 되는 것은 오직 신령의 뜻이 아니겠느냐?”
-토지 제5편 떠나는 자(者)와 남는 자(者) 16장 악(惡)은 악(惡)을 기피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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