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희망은 발화성이 강하다
절벽 끝에 나란히
무거운 몸을 끌고 다닌 신을 벗어
반대방향으로 놓아둔다
살아서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라는
가서 무겁지 않게 다니라는 인사도
빠트리지 않았다
맨발로 세상을 내려다 보는 가슴은
바윗돌처럼 단단했다
벌떼처럼 날아들던 비난도
입술을 적시던 빗물도
파르르 숨을 몰아쉬는 불빛을
이길 수는 없었다.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 장석주
너무 멀리 와버리고 말았구나
그대와 나
돌아갈 길 가늠하지 않고
이렇게 멀리까지 와버리고 말았구나
구두는 낡고, 차는 끊겨 버렸다.
그대 옷자락에 빗방울이 달라붙는데
나는 무책임하게 바라본다, 그대 눈동자만을
그대 눈동자 속에 새겨진 별의 궤도를
너무 멀리 와버렸다 한들
어제 와서 어쩌랴
우리 인생은 너무 무겁지 않았던가
그 무거움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고단하게 날개를 퍼덕였던가
더 이상 묻지 말자
우리 앞에 어떤 운명이 놓여 있는가를
묻지 말고 가자
멀리 왔다면
더 멀리 한없이 가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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