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56.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소댕 같은 너부죽한 버선발이 술상 가가이 다가온다. 술잔에 술을 그득그득 채운다.
“한데 그놈의 세월의 조화라는 걸 도통 알수가 없단 말이야, 나는 아직 늙지 않았는데 그 계집애는 방년(芳年)이라!”
-토지 2부 제3편 밤에 일하는 사람들 4장 개화당의 반개화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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