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66.

in #steemzzang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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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처마 그림자가 댓돌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머물고 있는데 손님이 들기엔 아직 이르다.

겨울이 오면 입김도 얼어버린다는 곳이 어째 내 고향일 수 있으리. 오랑캐의 나라, 남의 나라인데 그리운 사람들 때문에 고향 가는 마음일까.

야트막하고 부드러운 산세(山勢)는 풍요한 감을 주고 들판에 나도는 농부들의 백의(白衣)가 유독 희게 보이는 것은 흙빛깔이 짙어서일까.

-토지 2부 제3편 밤에 일하는 사람들 14장 동행(同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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