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7 days ago

액자를 들고 기다리는데
누구의 가슴에 그렇게 못을 밖았는지
망치를 잡으면 눈부터 감는 남자

누구의 가슴에 그렇게 못을 밖았는지
망치를 잡으면 눈부터 감는 남자

결국 못이 구부러지거나
박히기는커녕 튀어나온다며
죄 없는 망치를 내동댕이쳤다

액자를 들고 눈으로 벽을 더듬다
딸부잣집 둘째 같은
고분고분한 구석을 찾아냈다

장마 그치고 바람 선들한 골목길처럼
못이 쑥쑥 잘 들어갔다

순한 벽에 업혀있던 액자가
못을 끌어안고 뛰어내리는 꿈을 꾸었다

image.png

못질/ 장인수

새로 이사온 집엔
이미 온통 못질 투성이다
이쪽 저쪽 묵은 못을 빼 보니
강건한 못의 등이 굽어 있었고
녹슨 쇳가루가 와르르 쏟아졌다
내 손금도 저와 같이 부식되어 있을까
못이 되어 살아온 내 등뼈가 보이는 듯 했다
새 못을 박는다
온 집안의 벽면이 쩌렁쩌렁 울린다
남편의 벽이 되어 살아온 아내여
아내가 있어도 삶은 근원적으로 외롭다며
내가 방랑끼로 허물어질 때마다
벽이 되어 바람을 막아주던 아내여
댕겅! 망치의 헛손질
손뼈가 저려오는 뜨거운 손맛
나는 아내의 젖무덤 속에 내 손을 집어넣고 싶어졌다
벽에 가족사진 액자를 건다
사진의 뒷면에 서리는 어둠이 액자를 뜨겁게 붙든다
아내는 어둠과 얼마나 내통했던 것일까
아내의 웃는 목젖은 알전구가 되어
입가로 잔잔한 빛을 발산하고 있다
아내는 상처 많은 집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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