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친정에 논 다섯마지기를 주는 대가로
족두리를 썼다
생전처음 비단옷을 입고 꽃신을 신고
꽃가마를 탔다
흔들리는 가마 안에서
꽃길을 가고 있는 줄 알았지만
첫딸을 낳고
둘째 딸을 낳으면서 꽃은 지고
가시나무는 자라 울타리가 되었다
가시나무 울타리를 골라 앉은 새를 따라
소리 없이 울고
반달 같은 이마에 까막과부가 된 막내딸의
눈 먼 사랑을 묻을 자리를 찾지 못해
고개를 뒤로 젖히고
구름이 머물다 간 자리를 살피는 체
조문의 방식/ 이해원
여자의 울음이 나비리본으로 꽂혔습니다
남자의 슬픔은 두건으로 얹혔습니다
조문객은 그가 뿌린 씨앗, 항아리에 담긴 한 아름의 조문이
세상에서 맺은 인연을 기다립니다
의례적인 위로가 켜켜이 쌓입니다
슬픔의 양과 관계없이
꽃 한 송이와 봉투 하나로 조문은 완료됩니다
울음이 묻지 않은 국화 위에
습관처럼 나도 꽃 한 송이 얹었습니다
가벼운 조문들이 육개장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고
빛이 환한 문으로 빠져나갑니다
화환을 들고 온 사람은 젖지 않았습니다
휘발성인 슬픔은 곧 시들겠지요
지금은 괄호의 시간
묶인 나비는 꽃을 보고도 날지 못합니다
이 방식은 사나흘 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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