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수 십년을 두고 곧게 서서
똑바로 앞을 보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왜 자꾸
굽은 나무에게 눈이 가는지 모르겠다
구불거리는 산등성이를 보면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축 늘어진 국수보다
꼬불꼬불 젓가락에 매달리는 라면을
훨씬 맛있게 먹는다
꼬불거리는 다리로
숨도 안 쉬고 언덕을 넘어오는 아지랑이가
제 이름을 불러주기를 기다리며
나무들과 햇닢들도 그림자를 늘이고 있다
강을 건너는
철새의 울음도 길어진다
3월/ 임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 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 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삼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 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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