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젊음은 얼굴이 아니라 걸음에서 드러난다
거울 앞에서 얼굴을 점검한다. 주름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피부가 얼마나 처졌는지 확인하며 수백만 원을 투자해 보톡스, 필러 같은 시술을 받는다. 60대나 70대도 10년, 20년은 거뜬히 젊은 얼굴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의학 기술과 피부과 시술, 동안 관리 덕분이다.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진정한 나이는 얼굴이 아니라 걷는 모습에 드러나 있다.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 걸어 나가는 순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터덜터덜 발바닥을 바닥에 쓸며 걷는 뒷모습을 보는 순간 진짜 나이가 보인다.
주민등록상 나이는 80대인데 걷는 모습은 영락없는 50대인 사람들이다. 성큼성큼 넓은 보폭으로 걷고, 걸을 때 골반이 심하게 흔들리지 않으며, 발끝이 바닥에서 또렷하고 경쾌하게 떨어진다. 뒤에서 걷는 모습만 보면 도저히 나이를 믿기 어렵다.
이들이 남들보다 특별히 뛰어난 장수 유전자를 타고난 것일까? 아니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수십 년 동안 몸의 진짜 엔진인 근육에 제대로 된 자극을 주며 꾸준히 움직여왔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이 넘어지는 순간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시간은 0.05초다. 이 짧은 시간 안에 뇌의 신호 전달, 근육의 반응, 신체 균형 잡기가 모두 이뤄져야 한다. 몸이 휘청하는 순간 신경계는 즉시 반응해 발목을 써야 할지 무릎을 써야 할지 어떤 근육을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할지 순식간에 판단한다.
근육이 크고 튼튼하다고 해서 이 반응이 빨라지지는 않는다. 헬스장에서 아무리 무거운 기구를 들어 올리던 사람도 이 0.05초의 순간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것을 순발력을 담당하는 속근(速筋)이라고 한다.
우리 몸의 근육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오래 버티는 근육인 지근(遲筋)이고 다른 하나는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속근이다. 걷거나 서 있는 일상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지근도 중요하지만, 넘어질 위기에 재빨리 발을 내디디고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뛰어갈 때 작동하는 속근이 있어야 비로소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속근이 지근보다 더 빠르게 사라진다는 점이다. 거울로는 볼 수 없지만 몸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소파에서 일어날 때 자신도 모르게 탄식이 나온다면 이는 얼굴이 아니라 속근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다.
탄력 있는 걸음, 자신감 넘치는 보폭, 빠르고 안정된 움직임이 진짜 젊음의 증거다. 보행 속도는 단순한 이동 속도를 넘어 신체적·신경학적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로, 노년기 건강수명과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본문 이미지: 여성경제신문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