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딕의 행성에 와있는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8 days ago (edited)

20250808_204545.jpg

이것도 일종의 사진빨이다. 물론 라다크의 다채로운 결을 가진 민둥산 지형을 보면 지구가 아닌 화성이나 달 표면을 바라보는 듯 하지만 해가 지고 산등성이로 보름달이 뜨는 과정을 한참 바라 보다가 스마트 폰으로 찍으니 언젠가 디젤의 리딕의 행성에 와있는 느낌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환상적이기 보다는 외로움과 두려움이 의식의 밑바탕에 자리 잡는다. 달구슬은 뜨거운 차가움을 품고 뿜어내면서 올라온다. 외로움을 즐기기 전 먼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눈으로 보는 달의 낭만은 21세기 문명의 기기가 소화하여 토해내는 SF감성 이미지로 변태된다.

울레에서의 마지막날 하늘 위의 호수를 찾아 나섰다가 포기하고 고산병을 앓았다. 저녁도 못 먹고 누워있는 동안 @zenzen25이 고속촬영으로 산등성이에서 달이 뜨는 과정을 품어주었다. 마성이 고요하게 빛구슬을 토해내고 있다.


25년 라다크 여행 일지


시작하며 | 25년 Choonzaroad 요이땅! | 아름다운 삶은 만달라처럼 | 250727 기록 | 250731 기록 | 250801 기록 | 250803기록 | 250804 기록 | 250805 기록 | 250806 기록 | 250807 기록 | 라다크에서 가장 맛있는 창 | 250810 기록 | Leh에 대한 단상 | 집으로 | 라다크 정원의 사과 | 임신한 당나귀 | 라다크 수제비 | 달빛의 위력 | 이게 마황(麻黃)이라고? | 의승(醫僧)의 약수터 | 느긋해도 괜찮아 | 빈티지 룸의 아침 | 딸기 향을 찾다 포기 한 자리 | 딸기 향 쑥 | 눈표범 대신 산양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