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리뷰] 숨은 진주같은 한국 로맨틱코메디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in #zzan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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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메디’. 옥스포드 영어사전의 정의를 빌리자면, '젊은 연인들의 미숙함이나 오해 등을 주제로 한,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희극'이다. 적당한 판타지로 적당히 밝고,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감동적이고, 적당히 훈훈한 것이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이다. 하지만 여기, 숨기지 않는 키치함을 앞세워 그 ‘적당히’의 틀을 깬 한국 로코 영화의 숨겨진 수작이 있다. 바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이다.




《 줄거리 》


매일 같이 찌든 일상에 연애를 해 본지 너무 오래된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 일에 치여 꾸밀 시간도 없고, 매일같은 야근에 외모도 가꾸지 못 하다보니 주변 남자들에겐 항상 무시만 당해왔다. 그러다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허름한 비디오 노점상에서 ‘남자사용설명서’라는 비디오를 구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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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금을 들여 구매한 그 비디오를 반신반의하며 보게 되고, 현실에서 써 먹어보니...

어라? 이게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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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최보나(이시영)는 자신의 실수로 회사에서 짤리게 생겼고, 짤리지 않기 위해서는 대스타 이승재(오정세)를 재섭외해야만 했다. 그녀는 비디오 속의 남자사용설명서를 따르며 이승재(오정세)에게 접근을 시도하고, 그렇게 최보나(이시영)와 이승재(오정세) 인생의 본격적인 로맨스와 코메디가 시작된다.




영화를 망친 포스터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는 2013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때 연인들을 타게팅하며 개봉한 영화이다. 하지만 전국 관객 50만명. 흥행 대참패로 손익분기점마저도 넘지 못 했다. 물론, 같은 시기에 [신세계 / 베를린 / 7번방의 선물]과 같은 대한민국 영화계의 대작들과 같이 개봉을 했으니 개봉 당시의 흥행참패는 납득이 된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간판을 내리고도 숨겨진 보석같은 이 영화가 주목받지 못 한 이유는 ‘대표 포스터’의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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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남자사용설명서’의 대표 포스터이다. 분명 포스터 작가는 키치함이나 B급 감성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스터는 그저 야릇한 내용들만 담겨있을 법한, 3류 저질 코메디 영화의 포스터 같다. 포스터 제작자가 이시영이나 영화감독의 안티임이 분명하다.ㅋ

최근 SNS를 통해 영화 ‘남자사용설명서’가 자주 언급되며 재조명받고 있다. 영화를 ‘즐겁게’ 본 나로서는 참 반가운 일이다.




따를 것은 따르고 비틀 곳은 비틀고.


취중동침, 삼각관계, 우연한 스킨쉽, 훈훈한 해피엔딩 등 로맨틱 코메디의 스토리 클리셰는 어느정도 답습하긴 했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은 따르면서도 몇몇 설정상의 클리셰는 비틀면서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보였다.

우선 로코 장르의 대표적인 설정 클리셰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다. 로코 속의 남자주인공은 언제나 훤칠한 외모에 높은 신분(재력),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남자사용설명서’의 남자주인공은 훤칠한 외모와는 먼 배우 ‘오정세’이다. 영화 속 설정도 대스타이긴 하지만 훤칠한 외모라 느끼기 힘들고, 어딘가 모자르며, 찌질했던 과거도 회상씬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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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여성분 다리가 길다며 투정부리는 남주인공>

또한 로코 속의 진부한 여자주인공의 설정인 수동적이고, 가녀리고, 어리숙한 여자 대신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은 주체적이고, 따질 때는 따지며 소신있는 여자로 나온다. 가녀린 느낌도 없다.(프로복서 이시영...)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오해와 답답한 전개, 옛애인과 같은 진부한 연적(戀敵)도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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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주>

이렇게 설정이나 역할의 클리셰들을 비틀고 피하다보니, 영화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설정들은 영화속에 녹아들어 진정한 폭소를 자아내는 조미료가 되어주었다.




B와 A-(A마이너) 사이의 절묘한 키치함


‘키치하다(kisch)’의 뜻은 본래 값싸고 상업적인 예술품이나 저속한 모조품 등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는 패션, 영화,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그 뜻마저도 광범위하고 모호해졌다. 그리고 단어 자체가 갖는 이미지도 격상했다. 그래서 보통 ‘좋은 의미’의-촌스러움, 엽기적, 가벼움, B급-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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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사용설명서의 초반 인트로 부분>

‘남자사용설명서’는 영화 자체의 키치함을 숨기지 않는다. 내용도 영상도 대 놓고 키치하다. 그렇다고 B급 감성의 영화라고 말하긴 좀 그렇다. B급과 A- 급의 경계선을 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 영화는 저속한 B급감성이나 진부한 해피엔딩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는 않는다. B급으로 떨어지지 않는 선을 지키고, 영화 뒤로 갈수록 우리에게 현실적인 질문들마저 던지기도 한다. 이것이 ‘남자사용설명서’를 B급감성의 영화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내가 남자였다면, 이런 취급대신 능력있다는 소릴 들었겠지?

물론 숨기지 않는 키치함 때문에 ‘로맨스’보다는 ‘코메디’ 쪽이 더 강하다. 점잖고 적당한 로맨틱 코메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과할 수 있다. 그래서 호불호도 갈리는 편이다. 하지만 신선한 시도와 스토리로 우리나라에 손꼽힐만한 로코 영화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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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이 영화에서 나오는 남자 사용 설명서들.
남자로서 말하지만,
90%는 맞는 것 같다.ㅋ




《 별점 및 한줄평 》


별점 : ★★★☆

B와 A의 경계선 그 어디쯤엔가 있는

재기발랄, 귀여운 영화

'오정세'가 멋있어 보여 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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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남자사용설명서에 꽤 많은 부분 공감을 ㅋㅋ

ㅋㅋㅋ 그쵸ㅎㅎ 대부분 맞는 것 같아서 조금 놀랐습니다ㅎㅎ

테그가 aaa가 뒤로갔어요... 괜찮울여나또 3시간 넘게 쓰셨을텐데..ㅎㅎ

그러게요ㅠ ㅋㅋㅋ
ZZAN이 옆에 미리보기가 있어서 쓰기 편해서 ZZAN에서 썼는데,
자동으로 맨 앞에 ZZAN 태그가 달리네요 ㅎㅎㅎ
뭐 상관...없겠죠?? 'ㅡ' ㅋㅋㅋㅋㅋㅋ

글을 잘 못 써서 3시간도 더 걸린...ㅋㅋ

오랜만에 쓰셨는데요 ..영화포스터니 그래도 삭제로 제껴버리고 복붙해서 다시 aaa메인으로 하시면 ..aaa 식구들이 다들 더 달려들것 같에요.^^

이미 감사한 분들의 보팅을 받아버려서 ㅠㅠ ㅋㅋㅋ
뭐 다음부턴 좀 더 주의깊게 포스팅해야겠어욥!! ㅋㅋㅋ
이렇게 니트로 사이트에 대해서 하나 더 배웁니다ㅎㅎㅎ

👍👍👍

뉴위즈가 짱이다

마이형의 개그도 짱이다! ㅎㅎㅎ

전 개그맨이 아닙니다.
유머입니다.
아오이유우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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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솨홥니돳!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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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사용설명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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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받아보는 공식계정 후원 ㅠㅠ ㅎㅎ 감사합니다! ㅎ

여친 없으신 분이 말씀하셔서 신빙성이 없네요.

저랑 똑같은 생각을!!

ㅋㅋㅋㅋ 다중인격이 나타났다!! ㅋㅋㅋ

여자사용 설명서를 공부해야지 쩝!!
형 방향 잘 잡아 ㅋㅋㅋ
윗집에 전화한통 넣어야 겠네
간절함이 부족혀^^

그래도 뉴발형 리뷰는 아주 잼지다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네ㅎㅎ
나는 여자사용설명서를 봤어야하는데 ㅠㅠㅠ ㅎㅎㅎ
좀 더 간절해져야겠음!! ㅎㅎㅎ

윗집에 도움이 필요한듯~~ ㅋㅋㅋㅋ
거리로 나가봐~~
온통 연인 연인 연인 연인 연인 ~~~ 됀장!!
나만 혼자 혼자 혼자 혼자 혼자~~~~ 됀장!! 고추장!!

포스터가 망친게 맞네요

이벤트 참여 감사드립니다~~^^

포스터만 좀 더 잘 만들었어요 ㅠㅠ ㅎㅎㅎ 이벤트 감사합니다! ㅎㅎ

이시영 참 매력있는 여자긴 한데, 저도 이 영화가 그렇게 끌리진 않더라구요.
뉴위즈님의 리뷰를 보니 어쩜 저도 포스터에 속은 케이스인 거 같은 걸요?ㅋ
언제 챙겨봐야겠어요.^^

확실히 영화가 흥행을 못 하는데에 포스터가 한 몫 한 것 같긴해요 ㅠ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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