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4월의 시작

일어나 커튼부터 제쳐본다.
1층 지붕에 서리가 내렸나 안 내렸나 살펴본다.
살짝 내렸다.

어제도 낮에는 제법 따듯했는데 아침은 추웠다.
오늘은 아침 기온도 어제보다 조금은 높아 보인다.
그러나 쌀쌀한 것은 여전하다.

해가 퍼진 뒤에 나왔다.
볕을 받는 등뒤가 따스하다.
벚나무 가지를 바라본다.
어제보다 꽃몽우리는 더욱 도톰해졌다.
추위만 아니라면 금방이라도 피어날 거 같다.
아무래도 나서려 망설이며 기회를 보는 거 같다.

이삼일 후면 벚꽃이 피기 시작할 거 같다.
이번 주말이면 절정을 이룰 거 같기도 하다.
어느 동네에서는 벚꽃이 늦게 피어 시장이 큰절을 하며 죽을죄를 지었다고 용서를 구하던데 그리고 벚꽃이 피면 질 때까지 축제 기간을 연장하겠다던데...

정말 죽을죄를 지은 사람들은 용서는커녕 뻔뻔하다.
뻔뻔한 정도면 봐줄 만도 하다.
그러나 뻔뻔을 넘어 잘했다고 큰소리치며 겨 묻은 개를 똥 먹은 입으로 똥물 튀기며 비아냥댄다.

그런데 너도 나도 다 안다.
모른 척했을 뿐이다.
설마, 설마 하며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라는 것도 안다.
더 이상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벚꽃이 늦게 피는 이유를 너고 알고 나도 안다.
우리 모두가 알지도 모른다.

4월이 시작되었다.
착한 이들에게 축복의 4월이기 되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