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조직의 부품이 되어 가는 시작_1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컨트롤하려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내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하거나 답이 없다면 서로 찾아가는 과정을 즐긴다. 그래서 투명성이 중요해진다. 같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상대가 투명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그 사람과 문제 해결을 잘할 수 있을지 신뢰를 할 수 없게 되고 신뢰가 사라지는 순간 관계는 표면적이 되거나 오래가지 못하게 된다.
회사에서든 아니든 누군가가 나를 컨트롤하려는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면 나는 숨이 막히고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회사가 아닌 다른 인간관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회사 이외의 곳에서 나를 컨트롤하려 들거나 manipulation(조작)을 하려는 사람을 만나면 관계를 멀리하거나 극단적으로는 관계를 끊어 버리기도 한다.
아마 미국으로 오게 된 이유는 나의 저런 성격이 큰 부분을 차지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처음 들어간 직장. 신입이라 아무것도 몰라서 그 당시 나는 질문이 많았다. 그런 나에게 언제나 들려오는 대답은 ‘야! 질문 좀 하지 말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해라’ 였다. 요즘은 많이 다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남/녀의 차별도 상당했다. 나에게 늘 커피 심부름을 시키던 선배도 있었다. (같이 들어온 남자 동료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커피 심부름) 커피 심부름시키지 말아 달라고 몇 번 부탁도 했었는데 전혀 듣지 않는 선배.
너무 화가 난 어느 날 커피 컵을 선배 책상에 힘껏 내려놓으며 ( 컵이 깨지거나 안의 커피가 흘러나오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러지는 않고 소리만 컸다. 오히려 그 소리에 내가 더 놀랐지만 절대로 컵을 쳐다볼 수도 없었고 놀랐다는 표를 낼 수는 더더욱 없었다. 나는 내 입으로 부른 선배를 쳐다봐야 했기에…) 컵이 책상에 내려치듯 크게 난 소리와 함께 나의 화난 목소리에 주변 사람 다 쳐다보고 선배도 놀라 나를 보고 ‘선배님 다시는 저에게 커피 심부름시키지 마세요. 저 이 회사에 선배님 커피 타러 들어온 사람 아닙니다. 다시는 시켜도 하지 않겠습니다’ 말을 하고 자리에 가서 앉아 내 일을 했었다. ( 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오듯 두근거렸었다.) 모든 여직원은 잘했다 속 시원해했고 남자 직원들은 뭐 저런 애가 다 있냐였다. 그 뒤로 선배는 커피 심부름을 한동안 안 시켰으나 사건이 잠잠해진 어느 날 다시 시켰고 나는 듣지 않았다.
평등, 자유 뭐 이런 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사회성까지 부족한 나는 조직 생활에 적합한 인재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유를 가지고 온 미국이지만, 미국이라고 더하면 더 했지 나은 것은 하나도 없었고 결국에는 인종차별이라는 차별만 더 덧붙여진 꼴이 되었다. 그런데도 내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질문을 했을 때 하라는 대로 할 것이지 왜 자꾸 질문이냐. 너 질문 좀 하지 말라는 소리는 듣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 몇 곳을 제외하고는…) 그러나 여전히 보이든 보이지 않든 많은 차별과, 권위주의, 계급주의, 기호 주의 등은 늘 존재했다.
좋은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외직장애 대한 꿈이 항상 있는데 다 비슷하군요. 인종차별까지 더해지고. 그래도 여전히 직접 다녀보고 경험해보고 싶네요.
ymmu님 안녕하세요. ^^ 뭐 직종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행복한 연휴 되시기를 바랍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고 참.. 고생 많았네요.. ㅠㅠ
비타이님 ^^ 행복한 연휴 되세요~ 날씨 너무 좋은 거 같던데 즐거운 연휴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조직의 부품이 된 1인으로써, 참으로 공감 가는 글입니다.
다행히 커피는 지커지탄(지 커피는 지가 타먹는 거)인 회사라서, 회사 대표이하 전 임직원이 대타커피는 없지만, 여느 조직의 많은 부품들의 꿈인 "돈 많은 백수"를 저도 꿈꾼답니다. ^^
(정기적이고 일정 수입만 보장되면 전 세계 돌아다니면서 스팀잇 하면서 살고 싶은 게 꿈인 1인 쟈니....ㅋㅋ)
흑. 저도요. 정기적인 수입만 있다면야 ㅠㅠ 조직 생활이 너무 싫은데 이렇게 있는게 참 씁쓸해요.ㅠㅠ
쟈니님 연휴 잘 보내시고요~ 행복한 연휴 되시기를 바랄께요~
미국은 뭔가 굉장히 많이 다를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닌가보네요..
역시 정답은 퇴사뿐인가봅니다ㅎㅎㅎ
코인들아 힘내줘!!!🙂
퇴사!!!!!!!!!!는 모두의 희망인거 같습니다. ㅠㅠ
newiz 님 즐거운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모기에게 헌혈하지 않으시길...^^
그게 정의 이지요~~~
사랑과 정의는 늘 가장큰 나침반입니다^^
멋지신데요 ㅎㅎㅎ
아이고 와이에이치님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사랑과 정의는 늘 가장큰 나침반이 되는거였군요. 좋으신 말씀 감사해요~
이사하시고 많이 바쁘실텐데 편안한 연휴 되시길 바랄께용~
글을 보고는 여성이신지 알 수 없었습니다.(물론 4번째 보는 글이기는 합니다.) 마치 제가 선생님께서 여성인 것을 모르듯이 인터넷 세상이 평등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스팀잇 세상이 스팀파워가 중요했듯이 인터넷 세상에도 그들만의 무언가들이 존재하지요. 극단적으로는 현실을 끌어오거나 현실을 거짓으로 말해서 생긴 위세까지도 말입니다. 저는 자리별로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고 처리하는 것이 숨을 쉬듯 자연스러웠지만. 정말 괴롭고 곤란한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곤란한 사람은 그것이 곤란하기에 무언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커피를 더 이상 타지 않는 세상이라든가요.
소수점 님 안녕하세요? 글 일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소리라고 불러주세용 ^^
저는 뭐 그다지 따로 신경을 안 쓰다가 그냥 제 눈에 보이면 불편해지는 거 같아요.
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무언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보다는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합니다. 그것이 커피를 타지 않는 세상을 만들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요. 그냥 제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죠. 그 다음은 저는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