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겨울도 지치고 있었다
찬바람과 눈더미를 안고 살면서
뼛마디가 굳어가고 있었다
봄을 기다리는 눈망울들이
자기들끼리만 주고받는 꿍꿍이에도
늙은 겨울은 혼자 서러웠다
목소리를 가다듬는 딱새의 휘파람에
개동백꽃이 쏟아지고
발끝으로 윤슬을 차며 냇물을 건너가는
고라니의 맑은 울음에
백로의 눈부신 날개가 하늘에
봄바람을 풀어놓는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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