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9 months ago

겨울도 지치고 있었다
찬바람과 눈더미를 안고 살면서
뼛마디가 굳어가고 있었다

봄을 기다리는 눈망울들이
자기들끼리만 주고받는 꿍꿍이에도
늙은 겨울은 혼자 서러웠다

목소리를 가다듬는 딱새의 휘파람에
개동백꽃이 쏟아지고
발끝으로 윤슬을 차며 냇물을 건너가는
고라니의 맑은 울음에
백로의 눈부신 날개가 하늘에
봄바람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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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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